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철저한 준비를, 복지 논쟁에 대해선 ''한국만의 보폭''을 각각 강조하고 나섰다.
윤 장관은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출장에 앞서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재임 2년의 성과를 돌아본 뒤 주요 현안에 대한 당부를 담아냈다.
복지 논쟁에 대해선 "일부 선진국의 재정위기를 보면서''정책실패는 영합주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실감한다"며 "복지논쟁이 ''지속가능하고 내구성 좋은 복지시스템을 향해 우리만의 보폭으로 걸아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과제는 얼마나 빨리 선진국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선진국이 되느냐에 있다"며 ''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무의미하다''는 간디의 격언을 인용했다.
식량 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기후 변화에 대해선 중국 초나라 때 섭공(葉公)의 얘기를 소개했다.
섭공은 ''최고의 용 전문가''였지만 실제 하늘에서 용이 내려오자 자신이 생각했던 용의 생김이나 크기, 능력이 너무나 달라 혼비백산해 달아났다.
윤 장관은 "이번 G20회의에서는 식량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세계경제의 새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가격의 변동성 논의에 식량을 포함시켰다"고 전한 뒤 "기후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리의 준비가 혹시 ''섭공의 용 사랑'' 수준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어 "저출산.고령화도 기후변화 못지않게 큰 위험인 만큼 이런 미래과제에 대해 좀 더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박물관적 통찰력을 기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