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국내 증시는 외국계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가면서 좀 더 조정을 겪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강도가 이번 주보다 완화되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사자''로 돌아서긴 어렵겠다며 지수가 더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이 축소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매매 전략을 권했다.
다만, 랩어카운트를 중심으로 한 국내 유동성, 경기순환 상승반전 조짐, 국내 기업 이익 안정성, 실적 대비 낮은 주가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대표적 수출주인 정보기술(IT) 업종, 금리인상과 원화강세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업종 등이 우선적 관심 대상이다. 실적 관련 상승여력이 있는 낙폭 과대 우량주도 접근해볼만 하다.
내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 등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일정이 대거 몰려있다.
특히 미국 경제지표는 산업생산이 크게 증가하고 소매판매가 개선되는 등 활기를 띨 것을 예상된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지역 정정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보다 4.58% 내린 1,977.19를 기록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1월 중순 이후 약 3조5천억원, 최근 3거래일 동안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지수는 수급선인 60일선을 이탈한 데 이어 2,000선이 붕괴됐다.
지난 8일 중국이 춘제(春節.설) 연휴 마지막 날 기습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집트 정국 혼란과 옵션 만기일 매물 부담이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은행과 운수장비가 외국인ㆍ기관의 동반 매도로 5%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기계, 건설, 유통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물가상승 우려를 지목하고, 국내 증시가 당분간 이 같은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금 이탈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에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 원화강세에 따른 이익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외국인 매도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며 "내주 초반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대 1,850선까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잦아들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본격 이탈하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며 지수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견해도 함께 나왔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여건 측면에서 신흥국이 아직 우위에 있고 긴축 속도도 빠르지 않다"며 "탄력적 반등은 어렵겠지만 국내 유동성의 대항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술적으로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신작게임 ''블레이드 앤드 소울'' 공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자산건전성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기업은행을 추천주로 제시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번주 1.29% 하락한 517.73으로 마감해 26거래일 만에 520선을 내줬다.
역시 그동안 매수 우위를 나타냈던 외국인이 매도세를 나타내 수급 불균형 우려에 휩싸였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처럼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지는 않았다. 한 주 동안 외국인은 35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이 449억원 순매도, 개인이 363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520선을 밑돌며 추가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선진국 소비회복에 바탕을 둔 IT업종에 지속적인 관심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제출계획에 따른 저출산 대책 관련주와 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따른 곡물 관련주를 추천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