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세계 경제전쟁 구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이 ‘금융위기의 해’였고 2009년이 ‘경기회복의 해’, 2010년이 ‘환율전쟁의 해’였다면 2011년은 ‘불확실성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특히 환율혼란이 시장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에 증권이나 국채시장은 중심에 서지 못하고, 환율 문제가 헤드라인을 독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 같은 국가로 중동의 산유국 카타르(15.9%)를 지목했다. 뒤를 이어 가나(14.0%)와 에리트레아(10.0%), 에티오피아(10.0%), 우즈베키스탄(8.5%) 등 광물자원 수출국들이 주목을 받은 점도 눈에 띈다.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 온 중국은 8.4% 성장률로 세계 6위를 차지, 7위 인도는 8.2%로 0.2%차로 중국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보아 중국과 인도의 경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 4.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세계’를 보면 글로벌 각국은 친(親)기업 환경 조성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 글로벌 투자자들은 목돈을 배팅할 ‘새로운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찾고 있다.
기존 브릭스 국가에 대해서는 "브라질과 인도, 중국 등 구신흥국들은 마치 학교 무도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학생처럼 지나치게 콧대가 높고 거만하다"며, "러시아의 부패는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중국은 자국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거나 괴롭히는 사례까지 늘고 있어 새로운 신흥국을 찾는 요구가 커진다"고 진단했다.
경제번영 측면에선 "기존 브릭스와 어깨를 견줄만하나 간과됐던 나라들과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개척 국가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아프리카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이 ''뉴브릭스''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혁신적인 기업과 풍부한 중산층, 안정적인 정치를 바탕으로 신흥시장의 스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교육수준이 높은 베트남도 중국에서 아웃소싱 일자리를 빼앗을 국가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20년 전 뉴욕 록펠러센터를 매입했고, 캘리포니아주의 유명 골프장 페블비치를 사들였던 일본 기업들이 해외자산과 해외기업 매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과거 일본 기업들이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해외기업 M&A에 나섰던 반면,내년에는 경제불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로 내몰리는게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기업들은 202조엔에 이르는 엄청난 현금을 비축"중이라며, "후지츠, 히타치, 아사히맥주 등이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는 이유로 △일본내 인구감소와 경제성장 답보 △엔화 강세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을 꼽았다.
내년부터 기업들은 글로 쓴 언어에 작별을 고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동영상 시대 개막을 내다봤다. 즉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이메일에서 동영상 형태로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는 말이다. 올해 미국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BP의 원유유출 재앙 당시 유튜브 등에 게시된 동영상의 위력을 기업들이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동영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유능한 경영자상도 ''잘 생기고 말 잘하는 것''으로 바뀔 전망이다. 얼굴없는 경영자 시대가 끝나고 정치인처럼 기업 경영자 역시 ''달변과 무대 장악력을 무기로 한 감정전달과 카리스마''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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