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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분만컬럼-18>고령 임신, 체력 떨어지고 조산율 높고 합병증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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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월에 둘째 아들을 제왕절개로 출산한 고모(39세)씨. 수술 직후 잠깐 마취가 깬 사이에 아기를 바라보고 눈물을 흘렸다.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었지만 조산의 위기를 딛고 꿋꿋이 견뎌준 아기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기도 했다.



32살에 첫째를 출산한 고씨는 당시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연이은 야근에도 끄떡없는 체력으로 임신 기간을 잘 보내고 아이도 순산했다. 그 후 직장맘으로 일과 가정을 오가며 열심히 생활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둘째를 가지게 되었다. 고령 임신이었지만 그녀는 의사가 말하는 고령 임신의 위험성에 대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이미 출산 경험이 있는데다 평소 혈압도 정상이고, 당뇨병 등 지병이 전혀 없는 건강 체질이라 자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씨는 임신 중기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직장 다니랴 큰 애 챙기랴 살림하랴 생각보다 임신 생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먹으며 영양섭취에는 신경을 썼지만 휴식은 크게 챙기지 못했다.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싶어도 큰 아이를 챙기느라 매일 11시 넘어서 자기 일쑤였고, 잦은 피로감과 의욕저하,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임신 28주 되던 무렵 소량의 하혈을 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조기통증이 찾아온 것이다. 의사는 어떻게든 36주까지는 버티자고 했다. 그래야 태아의 장기가 거의 완전하게 발달을 하고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하혈을 했기 때문에 진통 억제제를 맞아가며 그로부터 8주간을 입원해 꼼짝 않고 누워 있어야 했다. 아기가 제발 엄마의 자궁에서 잘 크게 해달하고 수없이 기도를 하고 또 했다. 결국 아기는 38주까지 무사히 엄마 뱃속에서 자랐고 역아인 관계로 제왕절개로 세상에 태어났다.



최근 각종 언론을 통해 고령 임신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종종 나온다. 보통 35세 이후의 임신을 고령 임신으로 분류하는데, 고령 임신이 위험한 이유는 임신부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기형아 출산 위험과 임신중독증, 자궁근종, 난산, 조산 등 각종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많은 고령 임신부들이 평소 건강에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합병증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령 임신부들은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젊은 임신부들에 비해 피로감,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이 보장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난산이나 조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건강하게 출산하는 고령 임신부도 많다. 하지만 각종 통계를 볼 때 확실히 고령 임신부일 때 고혈압, 임신성 당뇨, 태아 위치 이상, 자궁근종, 임신중독증 등을 겪는 일이 많고, 출산도 순조롭지 못하여 조산, 기계분만, 제왕절개술, 저체중아 출산 등이 많이 나타나고 신생아 사망률도 증가한다.

고령 임신부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임신중독증 및 고혈압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고령 임신부의 경우 젊은 임신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까지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증대된다. 두번째는 임신성 당뇨의 증가다. 임신성 당뇨는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거대아가 될 가능성이 높고, 분만 중 태아 혹은 산모에게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또, 분만 이후에도 당뇨병이 재발해 장기적인 지병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 수치가 매우 높은 경우에는 태아가 뱃속에서 사망하기도 한다. 이밖에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 폐질환 등 각종 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된다.



출산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태아가 40주 동안 엄마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최고인데,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조산, 난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태반이 조기에 박리가 되면서 산모에게서 출혈이 일어나거나, 태반이 자궁 입구에 자리를 잡는 전치태반이 되면서 임신 주수를 정상적으로 채우지 못하고 조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고령 임신인 경우에는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술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고혈압성 질환과 당뇨가 생긴 경우에 조기진통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출산 중에도 진통이 매우 길어지거나 정지해 버리는 등 돌발 상황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 임신 42주 이후에도 출산 징후가 없는 경우도 많아 고령 임신부는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게 된다. 이밖에도 고령 임신이 문제가 되는 것은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관련이 깊다. 그 중에서도 임신부의 연령과 가장 관련이 깊은 질환은 ‘다운증후군’으로 30대 중반부터 위험도가 증가해 40대가 지나면 그 위험도가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다운증후군은 40세 이상의 노령 초산부에서 특히 많이 발생되며 이는 수정의 지연으로 인해 과도하게 성숙된 난자에서 염색체의 비분리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즘은 애를 낳아도 키우는 것이 어려워 출산을 기피하고 미루는 일이 많다. 또, 결혼 자체가 늦어지다 보니, 고령 임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기왕이면 젊을 때 결혼할 짝을 찾고, 아이도 일찍 낳으면 각종 합병증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아 고령 임신을 하게 된 경우라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므로 균형잡힌 식사, 적당한 수면, 적당한 운동, 적절한 휴식이 필수다. 임신 중 흡연, 음주를 금하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한편 각종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인권분만연구회 회장 산부인과 전문의 김상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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