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종인플루엔자A [H1N1]이 학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정부가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담화문까지 발표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양재준 기자가 치료현장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27일 오후 2시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인 순천향대 병원.
신종플루 예방백신 첫 접종이 시작되는 병원 대강당에서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추석을 지나면서 하루 4천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27일부터 의료인들 대상으로 한 예방백신 접종입니다.
지금까지 신종플루로 사망한 환자가 총 29명이 발생한 가운데 신종플루 치료 현장은 정부의 대책과 같은 모습을 보일까 궁금했습니다.
예방 접종 첫 날, 녹십자의 예방백신인 ''그린플루-에스''는 환자들과 최접점에 서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팔에 꽂혔습니다.
<인터뷰> 김태형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환자들의 감염을 막는 게 첫번째 목적이구요, 의료인들의 결근을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의료인이 감염이 됐을 경우 중요한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 쉴 시 병원업무가 마비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시기에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인력들이 마비되면 안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도 있구요."
추석을 지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신종플루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중심으로 급격히 환자가 증가하면서 지난 주 2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 집단 발병 학교건수가 전주에 비해 2.5배나 늘어난 870곳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실종플루 환자가 적게는 대여섯배 많게는 10배 이상 늘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김태형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날씨가 추워지면서 초중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환자 발생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이 불안해 하시고 방문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주택가가 아니라서 많지는 않은 편인데 그 전(추석 전)보다 많게는 대여섯배 이상 환자들이 늘은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도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30일부터 모든 약국에서 항바이러스제를 구입, 투약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습니다.
<인터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현재는 전국 1천622개소의 거점약국에서만 조제받던 타미플루와 릴렌자도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10월 30일부터 전국 모든 약국에서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신속하게 진료받고 투약받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복지부가 타미플루 처방이 남발된다면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하게 대처한 전례가 있어 쉽지 않다는 게 의료업계의 반응입니다.
치료현장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단순한 계절독감의 경우에도 학교를 쉬게 하는 것은 물론 진단서까지 발급받아 와야 등교할 수 있다는 편의주의적 학교 행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김OO씨 (내원환자 부모)
"동네 병원에 가니까 열이 조금 있다고 신종플루 의심이 되니까 순천향대 병원으로 가라고 했는데 토요일에 (검사를) 했는데 화요일 결과가 나온다고 학교를 쉬고 있는데.. 목요일에 결과가 나오면 금요일까지 학교를 가지 말라고 그렇게 되는데 학생은 멀쩡하거든요. 만약 신종플루가 아니면 학교를 쉬게 되니까 학생 입장에서는 조금 난처하죠."
특히 정부가 병·의원 등 1차 진료기관에서 환자를 치료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병원 현장은 그렇지 않다는 게 환자와 보호자들의 말입니다.
지난 5월 초 국내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어느덧 반년이 지났습니다.
백신도 27일에서야 의료진에게 1차로 투여되기 시작했고, 감염 사망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 비축분인 항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와 ''릴렌자''도 벌써 15% 가량이 소진된 상황입니다.
그동안 정부가 여러번 신종플루 대책을 내놓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예방과 확산 방지 대책은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반년전과 똑같이 그저 생활속에서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라고 강조한 것 밖에 없다는 게 치료현장의 목소리입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 전 국민 무료 백신접종을 시작한다는 캐나다 등 해외발 뉴스속에 아직도 손씻기를 강조하는 정부특별 대책에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양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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