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부실하고 어려운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며 개인 주식을 내놓았습니다.
그룹의 총책임자로서 사재를 털어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의미있는 결단으로 볼 수 도 있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손해볼 것이 없었던 장사 같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자금사정이 어려운 계열사들을 위해 사재 950억원을 내놓았습니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신격호 회장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롯데기공과 케이피케미칼, 푸드스타 등 3개 계열사에 경영정상화를 돕기 위해 주식을 무상증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건설사 퇴출명단에 까지 들어갔던 롯데기공은 워크아웃에서 최단기로 졸업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롯데기공이 신격호 회장으로부터 지원받은 주식은 롯데제과 주식 2만 6천500주, 금액으로 따지면 216억원어칩니다.
그렇다면 개인 소유의 주식이긴 하지만 거금의 주식이 무상증여라는 형태로 이동한 만큼 신격호 회장의 계열사 지배력에는 변화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이번 무상증여로 손해볼 것이 없었다는게 시장의 평갑니다.
롯데기공은 롯데제과의 최대주주인 롯데알미늄과의 합병이 이미 예정된 상태로 합병이 이뤄지면 증여주식까지 롯데알미늄으로 넘어가 오히려 롯데제과의 지배권이 강화됩니다.
그룹의 지배구도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그룹내 수직구도가 강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번 무상증여에는 이상한 증여도 있습니다.
롯데알미늄 주식 3만 7천주를 증여받은 케이피케미칼,
케이피케미칼은 최대주주인 호남석유화학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합병될 경우 호남석유화학은 현재 주요 주주로 등재된 롯데알미늄 주식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에 금지하고 있는 자회사의 모기업 주식 취득이라는 공정거래법 9조의 ''상호출자 금지''에 위반됩니다.
결국 호남석유화학이나 케이피케미칼이 합병될 경우 합병회사는 신격호 회장에게 받은 롯데알미늄 주식을 법이 규정한 6개월내 또다시 처분해야 됩니다.
당연히 팔아야 되는 주식을 무상증여하는 셈이 됩니다.
어려운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며 아낌없이 주식을 내놓았지만, 손해볼 것 없는 이상한 증여라는 지적이 고개를 드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WOW-TV NEWS 양재준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