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용객 3만5천명 전국 8위…시설 낡고 협소해 신축 시급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계획 포함에 '한가닥 희망'
"인구 61만여명으로 충남 제1의 도시이고 사실상 수도권이라 할 수 있는 천안역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경부선과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은 물론 광역전철까지 통과해 말 그대로 '사통팔달'인 천안역이 13년째 임시역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4년 고속철도 KTX 천안아산역이 신설돼 승객이 분산됐다고는 하나 천안역은여전히 하루 이용객 기준으로 전국 8위 안팎의 주요 역이다.
한때 민자역사 건립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천안시와 주민들은 13년 임시건물을 허물고 번듯한 역사가 들어서 도시가 다시 생기를 찾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 민자역사 무산…13년 임시역사 경술국치 5년 전인 1905년 1월 보통역으로 출발한 천안역은 한국전쟁 중 불에타 없어진 뒤 1958년 신축됐다. 1986년 증개축했으나 허물고 그 옆에 2005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임시역사를 지었다.
대지 10만4천450여㎡에 전체 건물면적 18만5천여㎡로 지어진 임시건물은 2008년까지 3년만 한시적으로 쓰고 중간에 민자역사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롯데백화점이 투자한 영등포 민자역사나 현대아이파크가 추진한 용산 민자역사같은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삽질 한 번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당시 ㈜신안·㈜남성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천안역사를 출범하고 2007년 11월 민자역사 건축허가를 받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국 사업을 포기, 허가일로부터1년 이내에 건축공사에 착공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2012년 3월 시로부터 허가가취소됐다.
이 때문에 13년째 임시역사가 유지되고 있다.
◇ 하루 이용객 3만5천여명, 전국 8위권 역인데…낙후 심각 천안역은 고속철도 KTX 천안아산역 신설로 승객이 분산됐어도 고속철도를 제외한 경부선과 호남선, 장항선, 충북선 등 국내 대부분의 철도노선이 통과해 하루 3만5천여명이 북적거리고 있다.
서울·대전과 약 1시간 거리로 직장인들의 출퇴근은 물론 단국대학교, 상명대학교, 백석대학교 천안캠퍼스 등 천안·아산지역 대학생 등 이용객이 많다.
그러나 임시건물로 지어진 탓에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비좁은 맞이방(대합실)에, 서부광장 방향으로 상행 에스컬레이터와 상하행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철도와 전철을 이용하려면 턱이 60여개나 되는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의 고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열효율이 떨어져 냉·난방도 허술해 한여름이나 한겨울 불편도 만만찮다.
게다가 수익사업의 하나로 역 동부광장과 서부광장을 연결하는 통로에 특산물시장까지 개설, 출퇴근 혼잡시간에는 통로가 비좁아 비껴가기에도 버거운 형편이다.
허준성 코레일 대전충남본부 천안역장은 "3년짜리 임시역사로 지어져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며 "그렇다고 새로 시설투자를 하기도 어려워 하루빨리 새 건물을 지어 이용객들에게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에 '희망' 이처럼 상황이 열악하지만 민자역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기업들이 채산성이없다고 손을 든 마당에 정부 예산으로 신축 역사를 마련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천안시와 코레일이 걸고 있는 한가닥 희망은 2023년께 준공을 목표로 계획 중인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이다.
시는 역사 신축 관련 사업에 대한 재검증 작업이 기획재정부에서 진행돼 7월중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중앙 정부를 상대로 공식·비공식활동에 들어갔다.
2010년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에 필요한 예산은7천787억원으로 천안역 신축은 배제됐으나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 단계에서170억원 상당의 신축사업 등을 포함했고, 필요 예산이 상향 조정돼 1조122억원으로늘어난 것도 청신호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재부 재검증 결과에 따라 천안역이 임시건물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며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포함, 정치권에서도 물밑작업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yy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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