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이 고대 파충류의 두개골 화석을 분석, 뱀의 네 다리가 퇴화한 것은 땅굴을 파고 지하 생활을 하는 데 적응하기 위한진화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 에든버러대 이훙위 박사팀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11월 27일자)에서 9천만년 전의 파충류두개골 화석을 분석한 결과 내이(內耳) 구조가 땅속 동물과 매우 흡사하다며 이같이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뱀이 바다 생물보다는 지상 생물로부터 진화했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로 평가된다. 일부 학자들은 지상에서 살던 뱀의 조상이 바다로 진출하면서 다리가 퇴화했다고 주장해 왔다.
연구진은 9천만년 전에 살던 파충류인 '디닐리시아 파타고니카'의 두개골 화석을 X-선 컴퓨터단층촬영(CT)로 촬영해 내부 구조를 3차원으로 복원하고 이를 34종의현대 뱀과 뱀 화석, 그리고 도마뱀 등 파충류 10종과 비교했다.
분석에 사용된 화석은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디닐리시아 파타고니카의 머리 부분으로 길이가 2m 정도이며 현대의 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디닐리시아 파타고니카는 내이 안에 커다랗고 둥근 형태의 내부 공간이 있어 저주파 진동을 잘 감지할 수 있는 내이 구조로 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내이구조는 저주파 지반진동을 잘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의 뱀들과매우 유사하며 저주파 지반진동을 이용해 먹이를 찾는 땅굴동물들의 내이구조와도비슷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훙위 박사는 "뱀의 다리가 어떻게 없어졌는지는 과학자들에게 오랜 수수께끼였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볼 때) 뱀의 다리 퇴화는 땅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과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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