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학진 교수·설선혜 박사, PNAS에 논문 발표
국내 연구진이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친사회적인 사람은 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활용하는 뇌 부위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와 설선혜 박사팀은 10일 실험 참가자들이 과제를수행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조사한 결과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친사회적인 사람은 같은 행위를 할 때도 서로 다른 뇌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과제수행 점수가 자신이나 타인에게 이롭게 또는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다음 도형 중에서 정답 하나를 선택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fMRI로 뇌 활성부위를 촬영했다.
참가자들은 도형 선택 과제가 끝난 다음 점수에 따라 자신 또는 타인이 불쾌한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이 달라진다는 안내를 받고 과제를 수행했다. 자신이 높은 점수를 얻으면 그만큼 자신 또는 타인이 소음을 들어야 하는 시간을 줄어드는 식이다.
그 결과 자신을 위해 학습하는 조건에서는 미간의 바로 안쪽 부분인 '복내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증가하고 타인을 위해 학습하는 조건에서는 미간에서 훨씬 이마위쪽에 있는 '배내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때와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할 때 사용되는 뇌 영역이 서로 구분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의 이타적 성향 차이에 따라 같은 선택을 할 때도 뇌활동 패턴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과 타인을 위한 선택 학습을 모두 잘하는 이타적 성향 참가자들은 자신과타인을 위한 선택에서 모두 복내측 전전두피질의 활성이 증가했다. 그러나 자신을위한 선택 학습은 잘하지만 타인을 위한 선택 학습을 잘 못하는 이기적 성향 참가자들은 자신을 위한 선택에서는 '복내측 전전두피질'이, 타인을 위한 선택에서는 '배내측 전전두피질'이 각각 활성화됐다.
복내측 전전두피질은 직관적이고 자동적인 선택의 가치를 계산하는 부위로, 배내측 전전두피질은 더 분석적인 가치판단을 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설선혜 박사는 "이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때와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할 때 사용되는 뇌 영역이 구분돼 있는 반면 이타적인 사람들은 같은 영역을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타인을 도우려면 타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과 마찬가지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말했다.
김학진 교수는 "이 연구는 이타성과 친사회적 성향의 개인차를 결정하는 신경학적 요인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며 "이런 신경학적 차이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지 혹은 경험으로 결정되는지,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면 어느 시기에 어떤 요인의 영향을 받는지 등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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