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철도 2호선 기종으로 검토되고 있는자기부상열차의 전자파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가 "자기부상열차는 도심을 순환하는 초고압 송전탑"이라고 표현하며위험성 문제를 지적하자,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 측은 과학적인 근거를 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해명되지 않더라도 필요한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며 "자기부상열차는 건설과 유지 비용,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시민 건강권까지 위협할 수 있어 대중교통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민연대가 제기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
정부가 권고한 전자파 유해기준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허용적'이며, 기계연의 주장과 달리 지하철의 전자파보다 높은 수치라는 것.
또 밀양 송전탑과 비교하며 고가로 건설되는 자기부상열차의 전자파 유해성을문제삼고 나섰다.
대전시민연대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스웨덴의 전자파 기준이 0.2마이크로테슬라(μT)인 것을 비롯해 스위스와 이스라엘이 각각 1μT, 네덜란드는 4μT라며, 정부에서 정한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제정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에 따라 83.3μT를 적용하고있다.
이에 대해 박도영 기계연 자기부상연구실장은 "이는 60HZ 자기장을 사용하는 다른 나라들과 같은 기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기준을 인용한 것"이라며 "시민단체가 제시한 근거는 주파수 대역과 측정 거리, 피대상물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기계연이 지난달 28일 주파수 60HZ 대역에서 자기부상열차의 전자파 수치가 가장 높은 바닥에서 30㎝ 위에서 측정했을 때 수치는 최대 1.7μT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83.3μT)의 2%였다.
대전시민연대는 자기부상열차의 전자파가 0.5∼10μT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평균 0.5μT인 지하철의 전자파 수치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과학적 해석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수도권 16개 노선의 지하철 내부 전자파세기는 0.5∼15.6μT로 자기부상열차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박포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지하철에서 전자파를 측정할 때는 가장 많이 나올 것으로 우려되는 곳을 중심으로 여러 지점에서 실험하기 때문에 평균치를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전자파의 최댓값이 인체보호기준인 83.3μT를 넘지 않는지만 가리게 된다"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가 고가 건설방식으로 지어진다는 이유로 밀양 송전탑과 비교하는것은 그야말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기계연의 설명이다.
자기부상열차의 급전전압은 1.5kv로 수도권 지하철의 지하구간 1.5kv과 같으며,각각 2.5kv인 지하철의 지상구간이나 KTX에 비해서도 낮다.
박도영 실장은 "전자파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감소하기 때문에 어디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면서 "자기부상열차의 전자파가 문제가 된다면 KTX 야외선로 옆에 거주하는 시민은 모두 건강에 위협을 받게 된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자기부상열차의 안전성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는 아직 상용화된 곳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병천 기계연 경영부원장은 "자기부상열차는 이미 인천에서 전자파기준 등 차량성능시험을 통과해 영업시운전을 끝내고 개통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전성이나 전자파는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으며, 이에 대한 기술 설명회나 공청회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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