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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매관매직' 승진 문제 유출 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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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매관매직' 승진 문제 유출 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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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이 발표한 한국농어촌공사 승진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현대판 매관매직'으로 요약된다.

10여년간 60명에 달하는 공사 직원이 6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승진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거액을 들여 외부 전문기관에 시험 관리를 맡겼음에도 내부 구성원이 외부 기관 담당자와 공모해 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농어촌공사 세종·대전·금산지사 소속 윤모(54)씨는 지난 97년당시 한국생산성본부 사회능력개발원 리크루트센터장 엄모(56)씨에게 접근, 2천만원을 주고 승진 시험 문제를 받아 다른 동료 윤모(53)씨와 함께 합격했다.

엄씨가 근무하던 한국생산성본부 사회능력개발원은 각종 공사의 채용 및 승진시험을 관리하는 시험 위탁기관으로 윤씨는 본사 인사팀 근무 당시 엄씨와 친분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씨 등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능력개발원이 농어촌공사 승진 시험을 관리하던 해마다 엄씨를 통해 미리 문제를 빼냈다.

그리고는 자신과 친분이 있던 다른 직원들에게 접근해 1명당 1천만원 가량을 받고 문제를 넘겨줘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0년 3급 기계·전기 시험은 합격자의 100%가 부정 응시생이었던 것으로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문제를 넘겨주기로 한 직원에게 '술을 끊고 공부하는 척해라', '시험문제를 줄 테니 1∼2문제만 틀려라'라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정 합격한 사람은 확인된 것만57명, 문제 유출로 받은 돈도 6억95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 돈이 '윗선'으로는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1억5천만원 가량을 최초 유포자인 엄씨에게 주고, 나머지는 대부분 자신이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농지개량조합,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연합회(이하 농연)이 통합해 출범한 농어촌공사 내에서 제가 속했던 농연의 세를 키우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윤씨가 주식 투자에 실패하면서 부채를 떠안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가 농연 출신의 세를 확장한다는 명분으로 농연 출신 동료를 중심으로 문제를 유출했지만, 받은 돈 대부분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외부 전문기관에 시험관리를 맡겼음에도 윤씨 등은 10여년 동안 조직적으로 문제를 유출하는 대범함을 보이면서 경찰도 혀를 내둘렀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농어촌공사 내부에서 조직적인 매관매직이 이뤄졌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누구도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과거 자신과 함께 근무한 사람 등을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부인은 물론 내부 관계자도 접근할 수 없는 철저한 시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경찰은 돈을 받고 문제를 유출한 6명 가운데 엄씨 등 3명을 금품수수 등의혐의로 구속하고, 다른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공소시효에 따라 돈을 건네고 문제를 받은 응시자 25명 가운데 업무방해와배임증재 등 관련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윤모(4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밖에 공소시효가 완료돼 형사 입건할 수 없는 2007년 이전 응시생 30명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

jkh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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