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의 입장을 추가합니다.>>등록취소보다 단계적 영업정지 전망우세검찰, 분식회계 가능성 묵살ㆍ서류조작 결론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27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됨에 따라 존폐의 갈림길에몰렸다.
금융당국은 이번 검찰 수사 결과와 자체적으로 벌어온 감리결과를 토대로 딜로이트안진에 최고 등록취소까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안진은 이미 대우조선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으로부터 수백억 원대 소송도 직면해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이날 딜로이트한진 회계사들과 법인을 대우조선의 5조7천억원대 분식회계를 방조한 혐의로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안진 회계사들이 단순히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잡아내지 못한 데그친 게 아니라 그런 정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분식 가능성을 묵살하거나 감사 서류조작에도 나섰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인에도 양벌규정으로 책임을 물었다.
이 때문에 안진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배적이다.
가뜩이나 안진은 앞서 2011년에도 기업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가 드러나 벌금1천만원의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특히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건이 조선업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되면서 국민의 공분을 산 점에서 안진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안진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고, 당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딜로이트안진의 책임이 확인되면 최대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위법 행위를 한 회계법인 등 감사인에 대해 최고 등록취소부터 1년 이내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외에 5년 이내의 감사업무제한,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경고·주의, 시정요구 등도 있으나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했을 때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처분이점쳐지고 있다.
등록취소는 안진과 같은 대형 회계법인이 아니라 소형 법인 등에 주로 내려지는처분이다. 등록이 취소됐을 때 고객사의 회계 감사 업무에 갑작스러운 마비가 일어날 수 있기에 규모가 큰 대형 법인에는 잘 내려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진 원장도 등록취소가 아닌 영업정지를 거론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안진에 회계 감사를 맡긴 기업들의 타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등록취소보다는 단계적인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영업정지도 사실상 큰 차이가 없기에 금융당국이 굳이 등록취소 처분을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설명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나 일을 못 하게 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에큰 차이가 없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참고해 합당한 감리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말했다.
'회계업계 빅4'인 딜로이트안진이 생사가 달린 중대 위기에 처함에 따라 국내회계업계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 나온다.
국내 회계업계는 삼일PWC가 전통적인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안진과 삼정KPMG가 2·3위 싸움을 벌여왔다. 4위는 EY한영이다.
영업수익으로 비교하면 과거에는 안진이 삼정에 우세를 보이며 2위를 유지했지만 작년에는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의 여파로 안진의 수임이 줄면서 수익이 3천6억원을 기록해 3천4억원의 삼정에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이미 안진에서는 인력 엑소더스가 진행 중이다. 이미 올해 3월 기준 안진의 회계사는 1천277명으로 삼정 1천490명보다 적은 상태다.
중징계가 현실화되면 삼정이 안진의 자리를 꿰차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회계업계가 안진이 빠진 '빅3' 체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딜로이트안진은 비상이 걸렸다.
안진은 입장자료를 내고 "검찰의 법인 기소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우리는 대우조선 등 이해관계자들의 강력한 압박에도 재무제표 재작성이라는 '옳은 일'을 요구하는 등 감사 업무에서 어떤 위법한 일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진은 대우조선이 분식회계를 실토한 이후인 올해 3월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5조5천억원 중 2조원을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나눠 반영했어야 한다'며 회사측에 뒤늦게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안진은 최근 감사·세무·재무·자문으로 구성된 사업부 중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재무와 자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진 관계자는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주선과 컨설팅 등자문 기능을 감사 등 기능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안진의 조직개편은 컨설팅 등을 수주하기 위해 기업 감사를 허술하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안진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몰아칠 역풍을 조직개편 등으로 막아낼 수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딜로이트 측이 안진과 제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banan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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