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2주일여가흘렀다.
이후 미국의 국고채 금리를 비롯한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고 미국 달러화 인덱스는 100선을 넘어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소위 '트럼프 탠트럼(tantrum: 발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에 이어 미국 대선 결과에서 드러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는 현상은 금융시장을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하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감세로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동시에 10년간 1조 달러의 인프라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을 토대로 소비자물가와 재정수지, 금리 전망 등에 대해 공통적으로 물가상승 압력 확대와 재정수지 적자에 따른 금리 상승이 수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신정부의 주요 공약이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책인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라는 확장 재정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책 시행 초반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인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리도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시장금리가 급등한 배경은 이같은 미국의 확장 재정정책이 초래할 채권시장의 환경 변화를 일정 부분 선반영한 것이며, Non-US(미국 이외) 국가들의 금리가 동반 상승한 것은 자국의 펀더멘털 여건 변화보다는 글로벌 동조화 차원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미국 시중 금리의 상승,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 세제 혜택에 따른 해외소재 미국 기업의 이익 환류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및이머징 통화 약세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공약이 어느 정도로 이행될 수 있을지와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기조 등은 아직 정책 불확실성으로 남겨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을 제외한 Non-US, 특히 이머징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거나반등하려면 우선 글로벌 금리 안정세 또는 금리의 완만한 상승이 필요하다.
트럼프 시대의 출범을 앞두고 일차적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는 금리 추이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주된 동력은 통화정책에 기반을 둔자산가격 상승이었다는 점에서 가파른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에는 각종 자산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향후 글로벌 금리가 급등세를 멈추고 완만한 상승 기조를 유지한다면 중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투자 매력이 약화된 채권시장에서 이탈한자금 중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돼 유동성을 보강해 주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2018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 과열을 일시적으로 용인하는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라는 단어를 언급한 바 있다는 점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이는 연준이 목표치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허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당분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수준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것을 시장이 확신하게 될 경우 달러화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 주식시장은 FOMC 결과와 회의 후 옐런 연준 의장의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전후까지도 미국 경제의 정책 방향과 변화 강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변수로 남을 수 있어 당분간은 시장의 일관된 방향성을 결정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작성자 :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 ksip@hi-ib.com) ※ 이 글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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