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9일 국내주식시장이 급락했다.
패닉 양상은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와 비슷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무차별적 매도가 이어질 환경은 아니다.
트럼프 진영의 공약이 당장 수행되는 게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있고 취임 이후조금씩 다듬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현 상황은 브렉시트 때와 유사하다.
브렉시트 투표 때에는 코스피가 장중 최대 4.7% 떨어질 정도로 패닉 셀링이 이뤄진 뒤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6일간 반등하는 장세가 펼쳐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충격은 일회성에 그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셈이다.
또 신흥국의 경제 체력이 회복되는 흐름이고 중국이 구조조정에 일정 부분 성과를 내면서 경기 안정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상황인 만큼 이번 사안으로 신흥국 경제전반의 위험이 크게 높아지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브렉시트 투표 때처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증시가 V자 반등할 가능성은 작다.
미국의 대통령뿐만 아니라 상·하원이 모두 공화당에 의해 장악됨에 따라 그들의 정책이 어느 정도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글로벌 교역에서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또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에 대한 경계심리도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지정학적 불안 심리도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우선 1,900선 초반에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관찰될 것이다.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여부,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발언, 환율 변동성을 살피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작성자: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37620] 멀티에셋팀장 hcpark@miraeasse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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