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조선해양[042660]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담은 법률안이 정치권에서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외부감사 제도의 큰 틀을 바꾸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연내 제도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3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제20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개원한 이후 발의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개정안은 총 7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일 법률에 대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개정안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며 "외부감사와 관련한 규제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말했다.
가장 최근 것은 새누리당 김선동 의원이 지난 28일 발의한 법안으로, 분식회계내부 신고포상금 한도를 현행 1억원에서 정년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임금 수준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부자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혹여 고발자가 직장을 잃게 되더라도 금전적 보상을 받게 한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문제가 생겨 감리를 받는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법인이 지정감사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지정감사는 감독당국이 부실기업 등을 상대로 외부 감사인을 정해 주는 것을말한다.
김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는 딜로이트 안진의 지정 감사 수임을 문제 삼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안진이 올해 상반기 30건의 지정 감사를 맡아 106억원을 벌었다"며"금융당국이 분식회계 공범인 안진을 외부 감사인으로 지정해 거액을 받게 한 것은특혜"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받게 하고, 자산총액 5천억원 이상인 비상장 주식회사에 상장회사에 준하는 회계감독 규율을 적용토록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분식회계가 발생한 회사에서 퇴임한 임원이 2년간 상장법인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개정안을 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김해영 의원은 부실감사를 한 회계법인 대표에게도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 7월 일찌감치 제출했다.
이들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의원들의 법안 발의와는 별개로 회계제도 개선 TF를 출범시켜 외부감사 제도의 큰 틀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업이 외부 감사인을 선택하는 자유수임제 구조에서는 회계법인이 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갑을관계'가 형성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 TF는 이 같은 갑을관계를 근절하기 위해 지정 감사제를 강화하는 방안을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부실감사에 회계법인의 책임도 있지만 기업이 작정하고거짓 자료를 내놓고 속이려 들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분식회계를 저질렀을 때 담당 외부 감사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큰 낭패를 보게 된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계업계의 이런 의견을 반영해 분식회계를 한 기업에 대한 처벌도 강화될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국회계학회가 연 공청회에서 분식회계의 책임이 있는 기업 임원에게 내릴 수 있는 징역형 한도를 7년에서 25년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banan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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