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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큰손 투자자인 연기금이 기술수출계약 파기 정보를 늑장 공시해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한미약품[128940] 주식을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 사실을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부터 12거래일 연속으로 이 회사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연기금이 팔아치운 한미약품 주식은 1천58억원어치다.
일각에선 연기금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약품 주식비중 줄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책임투자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가들은 기업에 실망하거나 악재가 발생했을 때 면담이나 주총 등을 통해 의사를 개진할 수 있다"며 "일시적 악재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엑시트(탈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의 매도 행진은 국민연금이 이번 한미약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것과 맥을 같이하는 행보로도 해석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한미약품에 '기술이전 계약 해지 공시 관련 질의'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내 "공시 프로세스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재발방지 및개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서한 전달은 투자자 입장에서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 중 비교적 강력한 수단으로 통한다.
국민연금은 또 한미약품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방관자적인 입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다른 관계자는 "종목 매매는 위탁운용사들의 의사결정 체계에따라 이뤄진다"며 "특정 종목 매매 방향을 우리가 직접 제시하지는 않는다"고 선을그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28분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8천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미 전날인 29일 오후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진상을 확인하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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