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증자·코코본드 발행 병행 추진할 듯"
NH투자증권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조선과 해운업종에서 기업 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하면서 산업은행이구조조정 재원 조달 방안으로 증자와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병행 추진할것이라고 3일 예상했다.
코코본드는 유사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채권으로, 발행 조건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임정민 연구원은 "과거와 달라진 기업환경과 여신 구조로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제도 개선으로 기업 자율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기업들이 은행권 여신 의존도를 낮추고 직접금융 비중을 높여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과 주주 간 동의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빅딜은 그룹 간에 다른 사업을 맞교환한 방식이었으나, 현재 거론 대상은 해운과 조선에 국한되고 업황 부진으로 선두업체마저 어려움을 겪어 과거의 빅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재무적 구조조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연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장에선 조선·해운 업종의 빅딜 시나리오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을 두 곳으로, 현대상선·한진해운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그러나 지난달 29일 언론사 금융·경제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주도의 인위적 빅딜이 가능하지 않고 조선 3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빅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은행의 출자를 받기에 앞서 당장 필요한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이달 중 5천억원 이상의 코코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은행법은 자본금 30조원 이내에서 정부가 51% 이상을 출자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에 출자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산은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를 유통시장에서 한은이 인수토록 하는 것을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선박금융을 주로 제공해 온 수출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여부도주목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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