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들 간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는 걸 눈치 챈 일부 투자자들은 발빠르게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해 원금 보전에 나선 반면에 설마설마하면서 현실을 애써 외면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전자는 주로 기관 투자자들이고, 후자는 주류가 개인투자자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작년 9월 발행한 분리형 BW의 워런트 행사기일이 시작된 작년 10월10일부터 올 3월까지의 행사내역을 보면, 1천500억원어치의 워런트 가운데 절반 수준인 771억원어치가 10월에 행사됐다.
작년 8월 말 9천원선을 웃돌던 주가가 10월 6천원~7천원대로 떨어지자 다급해진일부 투자자들은 신주인수 후 매도하는 방식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심지어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액(5천원) 아래로 떨어진 11월과12월에도 채권에서 기대되는 수익을 포기하고 각각 157억원과 32억원 규모의 워런트를 채권 대용납입 방식으로 행사했다.
이런 경우 현금을 내고 워런트를 행사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5천원을 내고 5천원이 안 되는 신주를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 대용납입을 활용하면 워런트를 행사할 때 현금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 기존 채권과 신주를 1대1 형식으로 맞교환하게 된다.
이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채권을 계속 보유하지 않고 주식으로 바꾸어받은 뒤 시장에서 현금화하는 전략으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손절매로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의 BW 투자자는 신주인수권 행사는고사하고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hj9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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