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원화시장에 부정적 입장 바뀌나…"신중히 검토 중"
정부가 우리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주된 걸림돌로 지적돼온 원화 환전성 문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7일 올해 금융위 업무 계획에 관한 브리핑에서"외환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원화의 환전성 개선을 위한 방안도 적극모색하겠다"고 밝혔다.
MSCI는 그간 외국인 투자등록(ID) 제도의 경직성과 제한적 원화 환전 문제를 이유로 우리 증시를 선진국 지수에 넣지 않았다.
정부는 작년부터 계속된 MSCI와의 협의에서 통합결제계좌(옴니버스 어카운트)도입 등 ID 제도 개편을 약속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요구하는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은 외환 시장의 불안을 이유로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원화 환전성 문제의 개선에 대해 "적극 모색"하겠다는 공식 언급이나오자 정부가 역외 원화 시장 개설에 대한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낳고 있다.
최근 국제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은 원화의 환율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MSCI 선진 지수 편입의 편익과 원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따른 손익을 신중하게 저울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외환 시장의 안정성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에 중요한 가치로, 원화 환전성 개선 문제는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 방안을 주무 부처가 말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통합결제계좌 도입에 관한 세부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기구나 FTSE, S&P 지수에서는 한국을 선진국으로분류하지만 미국 투자가들에게 영향력이 큰 MSCI는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보고 있다.
MSCI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 검토 대상에 올렸으나결과적으로 편입하지 않았고 작년에는 아예 편입 검토 대상에서도 뺐다.
정부는 중국 증시가 조만간 우리 증시가 현재 속한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될것이 확실시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증시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우리 증시가MSCI 선진국 지수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작년 8월 MSCI와 실무 협의체를 구성, 수차례 셔틀 회의와 화상 회의 등을 통해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문제를 논의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MSCI 수장인 헨리 페르난데즈 회장이 방한해 임종룡금융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개선 노력으로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 협의에 진전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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