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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신년 인터뷰> ⑩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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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자산 안정 운용에 최우선…자산관리 플랫폼에 100억 투입"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고객 자산을 어떻게 실수하지 않고 운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고금리 시대에는 실수를 해도만회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 번 크게 실수하면 회복할 기회가 없죠. 실수하지 않는게 가장 큰 성공입니다."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 그리고 고령화와 맞물려 은퇴인구가 급증하는 시기에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는게 으뜸이라는 지론을 펼쳤다.

"요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니 연 금리 17%짜리 통장을 만들라는 대사가있더군요. 지금은 정기예금 금리가 1% 남짓에 불과하잖아요. 그런데도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고 있어요. 개인도, 기업도 아직은 저금리 체제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2013년 7월 대표이사에 부임한 이후 중위험·중수익 추구 상품을 본격적으로 선 보였다. 지난해에는 안정성을 강조하는 채권혼합형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밀었고, 이는 1년 동안 수탁고가 3조원이나 증가하는 '대박'을 쳤다. 퇴직연금펀드도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중위험·중수익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안정화된 상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한 해 KB자산운용의 성적은 무척 좋았다. 총 수탁고가 11조5천억원이나 늘었다.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계열사 자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업계 1위라고 자부하고 있다.

올해도 최우선 과제로 연금펀드를 비롯한 운용펀드의 우수한 장기성과 유지를꼽았다. 연금펀드의 성과는 국민 노후생활과 직결되는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최고의 가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대체투자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주로 선진국의 도로와 항만, 발전소 등이주된 목표다. 최근 상승폭이 컸던 부동산보다는 인프라 투자가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등은 틈새 시장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로 현지의 유명 운용사와 합작벤처를 하는 형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 오는 2~3월께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밸류포커스펀드'를 룩셈부르크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 8개국에 가서 로드쇼를 했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특이한 건 유럽쪽 투자자들은 최근 1년 성적은 쳐다보지도 않더라고요. 3~5년 정도 성적을 길게 봐서 까먹지 않고 장기적으로 수익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하더군요." 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도 일임자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에 좋은 매물이 있으면 인수합병(M&A)도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돈을 굴리는 투자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 내부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져요. 고객도 매스(mass·대중)고객과 고액 자산가의 격차가 더 커질 겁니다. 고액자산가는 높은 수수료를 내고 고급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매스 고객은 그렇지 않죠. 앞으로는 펀드도 디지털화되면서 결국 비대면으로 갈 거라고 봐요. 수수료도 낮추고 불완전판매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전산 솔루션에 3년에 걸쳐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렇게 마련된 시스템은 사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해결국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1978년 국민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33년 동안 한 곳에만 몸담아 온정통 은행원 출신인 그는 지난 2012년 초 KB자산운용의 부사장으로 부임했을 때 '문화충격'이 작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왔을 때 직원들에게 '고객에게 리스크가 있는 상품을 투자설명서에 고지했다고 해서 정말 팔아도 되냐'라고 물어보기도 했죠." 금리도 높고 원금도 보장되는 예금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은행에서 청춘을 다보내고 천차만별의 다양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자산운용 업계에 와보니 무척이나낯선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업종을 옮긴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안정성'에 가장 큰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언뜻 '은행물'이 덜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인상도 남는다.

그러나 판매채널에서 국민은행의 비중이 큰 KB자산운용의 특성에 잘 녹아든 그의 투자 철학은 지난해 호실적을 내고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는 바탕이 되는 등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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