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국형 IB 육성·고부가가치 사업 발굴 지원키로
금융당국이 몸집만 커진 금융투자업의 내실 채우기에 나섰다.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산업의 자산총계와 자기자본은 올해 6월말현재 각각 366조3천억원, 43조6천억원으로 2010년 말에 비해 각각 83%, 16% 불어났다.
외형적 성장을 지속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투자은행(IB) 수익비중을 놓고 볼 때 골드만삭스가 69.4%, UBS 46.8%, 모건스탠리 40.1% 등으로 40%를 훌쩍 넘어서지만 국내 증권사의 경우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증권사의 기업금융 기능이 실물 경제 여건과 기업·투자자들의 수요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기능을 대부분 은행이 담당하고 있고,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 수준이다.
금융위가 이날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이미 한국형 IB 육성을 목표로 2013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제도를 도입한 바 있지만, 올해 7월말 현재 5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기업신용 공여액은 2조7천억원 수준으로 한도액의 15%에 그쳤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규모 역시 올해 6월말 기준 3조1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프라임브로커 신용공여액은 271억원에 그친다.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하기보다 증권매매에 의존하는 고루한 경영 방식도 타파대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영업부문별 수익비중을 보면 증권 위탁매매가34.4%, 자기매매가 27.8%로 60%를 훌쩍 넘어선다. 이 밖에 펀드매매(7.3%), 자산관리(3.3%), IB(8.1%), 기타(19.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50여개 증권사들이 상장 증권과 공모시장, 개인 투자자 영업에 몰두한 채 특색없는 경쟁을 펼치다 보니, 창의적인 서비스 개발보다는 수수료 인하 등 제 살 깎아먹기식 구도가 형성된 지 오래다.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 보다 인력·점포 줄이기 등 구조조정으로 허리띠를 졸라 버텨왔다.
금융위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보완장치를 벗어나거나 이해 상충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규제를 풀고 금융투자업자들이 자유로이 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개인과 일반법인의 전문투자자 범위 확대, 이해상충 부서 간 정보차단벽(Chinese Wall) 단계적 정비 등 경직적 규제 해소로 창의적 서비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금융 강화를 통해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편리하게자금을 조달하고, 사모시장이 새로운 기업자금 조달 및 투자·회수 통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대형 투자은행의 주식거래시장 개설,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 담보증권재활용 등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스스로 기존 업무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업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진정한 '투자은행'으로서자금공급 기능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창의적 서비스 경쟁을 위해 사전예방적통제 위주의 규제체계를 사후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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