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속 주식투자 확대…국·내외 자산 배분도 신경
기준금리 1%대 시대를 맞아 예·적금 같은 전통적인 금융 상품에 기댔다가는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돈을 앉아서 까먹을 상황이다.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주가가 들썩이는 등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돈 냄새'에 민감한 강남 부자들이 과연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꿔가는지 일선증권사 지점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물어봤다.
◇ "이미 작년부터 주식 비중 늘렸다" PB들은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강남 부유층 사이에서 주식 등 위험 자산에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이승호 PB팀 부장은 19일 "이미 많은 고객들이 작년박스권일 때부터 (주식 시장에) 들어왔고 올해는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라며 "강남 부유층은 경험상 금리가 바닥 수준일 때 주식을 사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압구정 부자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부장은 "최근 주식 투자 관련 상담이 업무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고객들 가운데 적절한 투자 자문사를 찾아 일임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더 내릴 여지가 있거나 바닥권인 수준에서는 주식을 하는 데 위험이 크지 않다게 일반적인 인식이어서 고객들에게 직접 투자를 적극 권하고 있다"고덧붙였다.
이미 오른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의 주식을장외 거래를 통해 미리 사두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증권 압구정지점 한상훈 지점장은 "저금리 기조로 위험 자산 선호도가 점증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예전과 다른 것은 특정 지역이나 섹터 중심이 아닌 자산 배분을 골고루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자산 30%는 해외 자산으로…ELS 인기는 시들" 자산의 일정 비율을 해외 자산으로 채워나가는 점도 최근 압구정 부자들의 투자경향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비록 국내 증시가 많이 올랐지만 구조적으로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만큼 중국 등 수익성이 높은 지역의 자산을 함께 안고 가는 전략이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지점장은 "작년 후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시장이 열린 것을 계기로 해외 간접 투자 비중이 높아져 해외 자산이 30%선을 유지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 자산 투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부자 중에서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이익을 실현할시기를 엿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 PB팀 서명귀 과장은 "요즘 고객들이 추가로 중국 자산을 더 사기보다는 환매 시기로 보고 있다"며 "아시아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나 유럽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중위험 중수익'으로 홍보되면서 정기예금 대체 상품으로 부유층 사이에서인기였던 ELS(주가연계증권)는 최근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서 과장은 "최근 지수가 많이 오르다 보니 ELS 자금을 줄이고 차라리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주식 시장이 워낙 좋으니 ELS로 기대할 수 있는 6∼8% 수익 정도는 주식형 펀드로도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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