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최근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반면 코스닥은 올해 들어 10.65% 급등해 '마의 벽'으로 불리던 600 고지에 6년 8개월만에 올라섰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닥의 '질주'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코스닥의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코스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간 소외돼온 대형주가세계 시장환경의 변화 등에 힘입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이주 <대결, 재테크> 코너는 독자들의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해 코스피·대형주와 코스닥·중소형주에 대해 상반되는 두 시각을 담았습니다.
■ 코스닥 '과열' 경계 필요…중소형주 대비 대형주 소외현상 개선 기대
최근 코스닥 신용거래융자(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 잔고가 코스피를 추월하는 이상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는4일 현재 사상최대 규모인 2조9천억원으로 코스피의 2조7천억원을 넘어섰다.
양 증시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약 1천200조원, 코스닥 약 150조원으로 대략 8배가까이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 이후 계속되는 신용잔고 역전현상은 비정상에 가깝다.
코스닥 신용잔고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 2조6천억원마저 추월했다. 시장에서 소화되는 돈의 크기보다 빚 규모가 더 큰 것이다. 중소형주 시장의 과열을 나타내는분명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적 우위는 대내외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투자자들의 자연스러운 판단의 결과였다.
선진국의 경기회복 정체, 주요국의 환율 변동성 확대, 산유국의 국제유가 하락및 기초여건(펀더멘털) 취약에 따른 잠재 리스크, 세계 유동성 환경 위축 등이 대외변수의 핵심이었다.
또한 국내 정책에 따른 모멘텀 약화와 주요 기업의 실적 리스크 등은 대형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내부 장애물로 작용했다.
딱히 기대할 바가 크지 않은 대형주 대신, 세계 거시경제 환경과 실적 변수에서한 발짝 비켜선 채 미래 트렌드와 정책 수혜주로 중무장한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소형주의 일방적 독주는 이제 8부 능선에 다다랐다. 중소형주에 대한무분별한 긍정론보다는 기초여건에 기반을 둔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세계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는 악재에는 둔감해지고 호재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장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저유가에힘입은 선진국의 소비경기 회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 중국의 연이은 경기부양책 실시 등은 대형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수 있다. 시장의 추가 다시 대형주 쪽으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둘째, 세계 유동성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부활했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유동성 공백을 누가 채우느냐가 중요한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가 이를 대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도·덴마크·호주까지 통화완화 진영에 가세했다. 세계 유동성 환경 개선으로 투자심리가 위험자산 쪽으로 돌아서고 한국 수출 회복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수혜 순서로 본다면주요 수출 대형주가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향후 증시에서는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 소외 현상이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을 이끄는 추동력의 크기는 ▲ 달러강세 현상의 완화 ▲ 유가 안정화 ▲ 국내 정책 모멘텀의 구체화에 따라 판가름날것으로 본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실적 리스크에서 안전한 업종과 정책 수혜 업종이 대형주분위기 반전의 첨병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실적 변수를 보면 정보기술(IT)과 유틸리티, 정책 측면에서 보면 건설과 통신을 주목한다. 중소형주 가운데 실적 모멘텀이여전한 스마트폰 부품주와 중장기 트렌드 변화 선도가 기대되는 미디어·콘텐츠, 핀테크(fintech·금융과 IT의 융합) 관련주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 연장 가능성에 무게(작성자: 배성영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수석연구원) 1월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코스닥의 강세이다. 최근 한 인기 드라마의 유행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더할 나위 없었다, YES!'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단기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차원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2월 이후에도 코스닥이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
코스닥 시장은 아직 코스피·대형주의 대안 성격이 크다. 2월에도 코스닥의 상대적 우위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형주의 회복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형주의 부진을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의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한국 경제에 대한 구조적 불안요인이 아직 완화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
수출은 2011년 이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세계 저성장기조의 고착화,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한 중국 경제, 그리고 엔저의 부정적인영향이 수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내수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고용 부진으로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 못하고 가계부채로 인해 부동산 정책효과도 제한적인 모습이다. 당초 기대한 부동산 가격과증시의 동반 상승이라는 자산효과가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최근3년간 부동산 가격 회복과 함께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인 미국·독일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둘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양적완화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자극하기 힘든 환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양적완화로 현재의 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 기조는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고, 최근 저유가가 장기화할 조짐을보이면서 산유국 중심으로 신흥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 유동성의 한국 증시 유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씨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 등 시장 리스크 지표가 고점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고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하고 있어 대형주 중심의 국내 주가 상승은 제한될가능성이 크다. 과거 리스크 지표가 불안하고 달러가 강세인 국면에서 국내 증시는외국인의 주식 비중 축소로 예외 없이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형주의 4분기 실적 결과도 증시의 추세 전환을 이끌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 다행히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실적 저점을 확인했고, 주주친화적 정책이 더해지면서 애플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추가로 기대되는 액면분할 가능성도 삼성전자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정상화를 이끌 재료로 판단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실적 가시성이 큰 시가총액 2위 업종인 자동차 업종이 작년 4분기 환율 효과에도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점은 부담 요인이다. 자동차의 실적 부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저성장·중국 성장 둔화·엔저 등 구조적 위기가 한국 수출 기업의 경쟁력 훼손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동차는 엔저에 더해 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럽 자동차 업체와의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는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세계 거시경제 환경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저성장·저유가·고령화로 요약된다. 시장에서는 이런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잘적응하고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 되고 있다. 작년에도 대형주 대비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학습효과와 시대적 변화를 고려할때, 투자 대안으로 코스닥 시장이 좀 더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에는 이런 저성장, 저유가·고령화 환경에 유리한 업종·종목이 거래소보다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핀테크, 사물인터넷, 모바일게임, 중국 소비 관련주(화장품·IT부품·가전), 생명공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당 업종을 주도하는 종목군이 이전보다 시가총액이 커진 점도 기관과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 유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인 차익 매물 부담에도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우위는 당분간 좀 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서울=연합뉴스)(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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