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는 시대적 흐름…'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될 것"
"배당주와 가치주는 한 때의 유행이나 테마가아닌 시대적 흐름입니다." 가치투자 대부(代父)로 통하는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의인터뷰에서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배당과 투명한 지배구조로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현대중공업과 슈로더증권, 베어링증권을거쳐 1996년 신영자산운용의 창립 멤버로 참여, 2010년 대표로 취임했다. 20년 가까이 가치·배당주라는 '한 우물' 투자 철학을 지켜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게 배당 투자 및 올해 증시 전망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지난해 배당주 열풍 속에 '신영밸류고배당'이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위기이후 최초의 3조원대 '공룡 펀드'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국을기업에 비유하자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화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이 과거와 같은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결국 배당이나 투명한지배구조 등에 더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우리의 투자철학과 시대의 흐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가 증시와 기업 구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 과거 성장기에는 주주들이 주가만 쑥쑥 오른다면 대주주의 배만 불리는 경영방식에도 입을 닫았다. 오너 일가가 기업 이익을 비상장 계열사로 빼돌리는 것 같아도 내 주식만 하루에 5%, 10% 오르면 그만이었던 셈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이유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주주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 낮은 배당수익률 등을 이유로 우리 증시를 저평가해왔다. 그러나 단기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면서 기업이 이익을 주주와 함께 나누는지, 정직한 경영을하는지 등이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다.
-- 그러한 변화의 분위기를 감지하나.
▲ 현대차[005380]의 한국전력[015760] 부지 고가 매입 논란만 봐도 그렇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오너 일가의 독단적인 결정이란 비난이 일지 않았나.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과정은 점점 개선될 수밖에 없다.
-- '신영밸류고배당'의 수익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펀드 규모가 커질경우 해당 펀드에서 사들이는 종목 주가에 거품이 끼다가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그거품이 한꺼번에 사라진 경우를 시장은 수차례 경험해왔다.
▲ 만일 우리 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시기가 코스피가 오르는 시기와 겹쳤다면그와 같은 우려가 타당할 수 있다. 들어온 돈으로 비싼 주식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펀드로 돈이 유입됐던 시기의 주가는 대략 2,000선 근처였다. 비싸게 사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지 않다. 최근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긴하지만, 이는 연말·연초에 시장 전체가 다 빠진 데 따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 올해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나.
▲ 유럽 디플레이션이나 유가 급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중국도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지만 여전히 7%대 성장을 이야기하는 상황이다.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반등 시점이올 것으로 본다. 주가가 내릴 때마다 저평가 종목을 꾸준히 살 것이다.
-- 올해 신영자산운용의 계획은.
▲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가치주 투자에 뛰어든다. 최근 한국·중국·일본등 아시아 지역의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신영마라톤아시아밸류펀드'도 출시했다. 해외 인력 도움 없이 신영자산운용이 직접 종목 분석과 선정, 운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하는 첫 펀드다. 기업을 고르는 눈만 정확하다면 화성에서든 금성에서든 좋은 주식을 골라낼 수 있다.
-- 올해 목표는.
▲ 배당투자도, 가치투자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좋은 수익률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조금 못할 때도 있지만 2~3년 기다려주면 꽤괜찮은 수익을 내는 회사'란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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