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지수 6년래 최저…해외상품형펀드 부진
국제 원자재 가격이 5년 8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부정적 전망이 대세를이루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곡물·원유·금속 등 주요 상품 21품목의 선물 시세를 지수화한 CRB 지수는 지난 6일 기준 225.38로 2009년 4월 30일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이 작년 하반기에 고꾸라지면서 CRB 지수는 이 기간 21% 내렸는데도올해 들어 3거래일 만에 2% 추가 하락했다.
유가 폭락이 이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일부 곡물 가격만 지난해 4분기 반등세를 탔을 뿐, 주요 금속 역시 대부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근월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작년 상반기보다 55%, 금은 8%, 구리는 12% 각각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특히 상반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는 공급 과잉 상황에서 감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곡물도 남미 생산 전망이 밝아 세계 수급에 여유가 있다.
구리는 중국 등 주요국 경기에 불확실성이 있고 금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해외악재에도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시장의 과잉공급 압력이 이어져 올해상반기 유가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시장팀장은 "유가는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고기초 금속은 유럽, 일본, 중국의 불투명한 경기와 달러 강세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오를 수는 있지만, 먼저 경기가 좋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라 수익률이 뚝 떨어진 관련 금융상품에대한 뚜렷한 저가 매수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가로 해외 상품(commodity)형 펀드의6개월 수익률은 -16.41%, 1년 수익률은 -11.32%였다.
그러나 펀드 투자자들은 해외 상품형 펀드에서 작년 382억원을 환매한 데 이어올해 들어서도 이탈하고 있어 향후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정석 팀장은 "경기가 좋아져 수요가 늘면 사람들이 이미 끝났다고 말하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언젠가는 되돌아올 수 있다"며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바닥인지 아직 확인이 안 된 만큼 그 시기가 '당장'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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