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체제 앞두고 '최대주주 승계 포석용'인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 지분 매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시장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현재 구도에서 굳이 이들 지분을 사들일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나 후계 구도와의 연관성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삼성화재지분 인수와 관련한 법적 검토 등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에 질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이 인수를 저울질하는 지분 규모는 1% 미만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현재 이들 금융사와 지분관계가 없다.
6월 말 현재 삼성생명 주주구성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76%로 최대주주이며삼성에버랜드(현재 제일모직·19.34%),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으로 돼 있다.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는 46.97%다.
삼성화재의 경우 삼성생명(14.98%)을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8.41%다.
그룹 전체의 출자구조를 보면 삼성생명은 핵심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가 삼성에버랜드를 지배하고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우선 중간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만든다면 그 정점에 삼성생명이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지주 전환에 앞서 이 부회장이 금융 쪽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소수지분 매입 검토를 금융지주사 전환과는 별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은 이미 확고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의 2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25.10%)이다.
물론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 회장이지만, 해당 지분은 물려받으면 큰 틀에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 계열사는 삼성이 지배하기엔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갖고 있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 금융지주회사를 만들 필요도 없다"며 "이 부회장으로선 삼성생명·삼성화재 지분을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 때문에 좀 더 복잡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세 경영 체제의 본격화를 고려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앞으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 회장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바뀌는 지분 변화가만에 하나 생긴다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를 받으며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전문가들은 에버랜드가 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던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20% 이상으로 늘리던가, 아니면 매각해야 하는 기로에 설 수 있어서다.
삼성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 회장의 지분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자금이 있다면 삼성생명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추후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결과적으로는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받기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사들인다면 일단 삼성생명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대주주로 이름을 올린다는 의미가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10% 이상 대주주는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소수 지분 인수라면 굳이 승인까지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두어달 내에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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