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현지시간 21일) 미국 뉴욕 증시의 3대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1.31%나 올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96%, 나스닥 종합지수는 2.40%나 급등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상승폭은올해 들어 가장 컸다.
이런 주가 급등은 미국 애플이 양호한 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 컸다.
현지시간으로 전날(20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애플은 자체 회계연도 4분기(7∼9월) 순이익이 84억7천만달러(주당 1.42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지난해 같은 기간(순이익 75억1천만달러, 주당 1.18달러)보다 13%나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421억2천만달러로, 작년의 374억7천만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런 실적 호전 덕에 애플의 주가는 이날 102.47달러로 2.72% 올랐다.
물론 미국의 주가 상승의 배경엔 유럽의 경기부양조치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미국 주택지표가 호전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애플이 미국 증시의 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은 최근 애플의 라이벌 업체인 삼성전자[005930]가 국내 증시에 준 충격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이 '쇼크' 수준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끊이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 전체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마침내 지난 7일 발표된 잠정실적은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3%나 줄었고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매출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하면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50조원 선이 무너졌다.
미국과 국내 증시 모두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어닝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기업실적과 주가 움직임은 '탈동조화'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양적완화 정책 덕에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은 기업 실적도 대체로 호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정반대의 양상이다.
증시의 기본은 기업 실적이다. 주식투자는 기업에 대한 투자이고, 기업의 성장은 실적이 말해준다.
증시엔 세계 경제와 환율, 지정학적 요인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지만,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최근의 지지부진한 장세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22일 국내 증시에서는 유럽과 미국 등의 개선된 분위기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상승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날 LG화학[051910]이 부진한 실적 때문에 하한가에 가까운 주가 급락을 경험했듯이 실적 우려가 여전한 상태여서 상승 동력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은 LG생활건강[051900]의 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크게 보면 최근 장세는 기업 실적보다 전 세계 경기의 방향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국면이지만, 이런 장세에서도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종목을 발굴해 비중을 확대한다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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