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출시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펀드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이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6일 열린 신상품 심의위원회에서 삼성운용의 '삼성 ELS인덱스 펀드'와 한국운용의 '한국투자 ELS 솔루션 펀드'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고 27일 밝혔다.
금투협의 배타적 사용권은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새로운 상품이라는 선발주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1∼6개월간 단독 사용권을 주는 것으로, 법적 효력은 없으나 금융투자업계 협약에 따른 것인 만큼 업계 자율적으로 유지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다른 비슷한 상품이 판매되거나 공지된 적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어야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되는데 두 상품 모두 신상품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못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과 한투운용은 ELS 펀드를 한 달여 간격을 두고 잇따라 출시하고 나서각각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운용은 지난달 중순 13개 ELS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를 국내에서 처음 내놓았으며 한투운용은 20개 ELS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이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2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만든 상품을 내놓자마자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내놓아 베낀 것으로 의심된다"며 공공연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한투운용은 "ELS를 활용하는 펀드를 내놓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숙제였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며 상품 내용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두 펀드는 여러 ELS를 지수화해 분산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의 구성과 투자 원본금액의 스왑 형태는 다르다.
금투협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은 새로운 상품인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므로한 상품이 다른 상품을 베꼈는지 여부는 심사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된 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모두 4개로, 1∼2개월 기간으로 승인됐다.
금투협이 두 ELS 펀드에 대해 모두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ELS를 응용한 펀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사 결과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아쉽다"며 "투자자에게 양질의 금융상품이 제공되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상품들이 존중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한다"고 말했다.
한투운용 측은 "일부 베끼기 주장이 있었으나 두 상품 모두 기각된 이상 더이상의미가 없다"며 "상품의 차별성과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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