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포르투갈 사태와 기업실적 부담감 등 다양한 대내외 악재에 발목이 붙들려박스권 장세가 길어진 탓이 크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신흥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에게는 한국 증시의 낮은 변동성이 투자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14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의 월평균은 10.95로 집계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옵션가격을 이용해 코스피 200 옵션시장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미래(30일 만기) 코스피200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변동성은 크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지난 2009년 4월 13일부터 산출해 발표하고 있는데, 이달 월평균(10.95)은 지수가 산출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월평균 기준으로 2011년 9월 38.85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2012년15∼24대, 2013년 14∼17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12∼14대로 낮아졌다.
특히 최근 3개월새 지수가 더욱 떨어져 7월에 사상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지난5월 13일에는 지수가 처음으로 장중에 10을 밑돌며 9.74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든 데는 대내외적 원인이 모두 존재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밖으로는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사태 등이 주기적으로 터지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의 변동성 수준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10.93이었다. 반면 인도(15.84), 중국(14.39), 멕시코(14.20), 홍콩(13.23)의 주요 주가지수 변동성은 이보다 높았다.
곽 연구원은 "대체로 신흥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데 지수변동성이 작다면 그만큼 상승 여력도 크지 않다는 뜻이어서 투자 매력이 그만큼 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최근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수의 등락범위가 좁고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간 국내ETF 상품 1∼3위는 '미래에셋TIGER200 ETF'(1조4천265억원), '삼성KODEX200 ETF'(6천628억원), '한국투자KINDEX200 ETF'(1천262억원)이다. 이들은 모두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작아진 박스권 장세에서는 실적 전망이 좋은 개별 업종을 발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 시장의 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므로상대적으로 실적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민감도가 낮고 경제성장 단계에 따라 수요도 늘어나는 중국 소비주,해외 공장 증설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주,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기대감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건자재 업종 등을 추천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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