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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운 자본연 실장 "코넥스 퇴출도 활성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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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자문인 역할 강화가 가장 중요한 해결책""증권사들 벤처기업 분석과 판별 능력 더 키워야

코넥스시장 출범 당시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싱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 안에서도 코넥스시장의 존재 이유를 놓고 연구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은 기업들에 인큐베이터나 디딤돌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보는 긍정적 시각도 있었다.

반대로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시장 밖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을 굳이 정규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부정론도 만만치않았다.

코넥스시장 출범 1주년을 앞두고 만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당시 생각이 후자에 가까웠다고 24일 털어놓았다.

황 실장은 "성장 초기의 벤처기업들은 위험성 때문에 선뜻 투자하는 기관이 많을 수 없고 당연히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장외영역으로 남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려는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수는 지난 19일 현재 53개이며, 상장 1호 기업 21개 가운데 출범일 종가보다 주가가 오른 곳은 11곳에 그쳤다.

월별 일평균 거래량은 4만8천주, 거래액은 3억1천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황 실장은 "상장기업 수가 150∼200개는 돼야 거래 수요도 자연스럽게따라오는데 지금은 거래가 부진한 게 맞다"면서도 "이 정도면 도입 취지를 어느 정도 살렸다"고 총평했다.

황 실장은 "활성화의 기준은 거래량, 상장기업 수뿐 아니라 얼마나 시장에서 퇴출이 일어났는지, 다시 말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거나 완전히 시장에서 사라지는일이 얼마나 활발한지도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넥스시장은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림으로써 향후 코스닥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런 시장의 기능을 착실히 강화해나간다면 거래량이 많지 않아도 실패한 시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황 실장은 기업 자금조달, 주식 유통, 기업 가치 평가 등의 기능이 코넥스시장에서 모두 활성화하기를 바라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상장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자금을 조달하고 이전 상장으로 코넥스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사이클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 기능을 위해 제도를정비해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개인 투자자 예탁금 3억원 규제완화, 지정자문인 제도 강화, 관련 펀드 상품 출시 등을 제시하고 있다.

황 실장은 무엇보다 지정자문인 강화를 중요한 해결책으로 꼽았다.

지정자문인은 시장 진입을 원하는 기업을 분석해 상장을 돕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능력을 키워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황 실장은 "국내 지정자문인들이 될성부른 기업을 찾아 코넥스시장으로 끌고들어와야 하는데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단 증권사들이 다양한기업을 발굴해 시장에 올리고 '대박'도 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정자문인 수수료는 크지 않더라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더 큰 것을기대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국내에 비상장 외부감사 기업 1만5천개 가운데 코넥스시장으로 갈 만한 기업을 찾아내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와분석, 판별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코넥스시장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황 실장은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장 양극화에 대한 인식이 크고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시장 합의도 이미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그는 "중소기업을 계속 키워낼 수 있는 시장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누구나 공감하며 투자자들도 잘될 만한 기업에 기꺼이 투자하는 것이 시장 추세"라며 "환경은이미 갖춰졌으니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생각으로 시장을 키워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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