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다우존스 인다이시즈 지수위원장 인터뷰
"삼성전자[005930] 등 소수 대기업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은 해외 투자자에겐 리스크가 될 수 있죠." 한국거래소가 주최하는 '인덱스 콘퍼런스 2014'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블리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 지수위원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블리처 위원장은 "가령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코스피200 지수에서의) 비중이 20%대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사인 애플이 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가 채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 지수의 구성 종목 수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증시의 경우소수 대기업이 지수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 전체적으로 볼 때 상부가 지나치게무거운(top-heavy) 구조"라고 판단했다.
블리처 위원장은 이런 점이 코스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요인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내가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는데 해당 지수의 20∼30%를 차지하는 종목 하나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면 투자자로서 곤란할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이 같은 쏠림현상이 하나의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박스권 장세에 대해서는 대외적 불확실성 탓이 큰 것으로블리처 위원장은 판단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게 한국증시가 현재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많은 말들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추측만난무하고, 심지어 그 추측이 매주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명확해지면, 그때부터는 한국 경제의 실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코스피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블리처 위원장은 내다봤다.
그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의 관심은 해당 국가의 경제로 이동할것이며, 그때 코스피가 마주할 문제는 '한국 경제가 얼마나 강하고 얼마만큼 성장할수 있을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블리처 위원장은 국제 인덱스 전문사업체 S&P DJI에서 인덱스 구성 종목선정·분석·운용을 총괄하는 지수위원을 이끌고 있으며, 앞서 맥그로힐(McGraw-Hill)과 S&P에서 이코노미스트로도 활동했다.
지수 전문가인 블리처 위원장에게 한국 주식시장에서 어떤 인덱스가 추가로 개발되면 좋을지를 묻자 그는 '섹터 지수'라고 답했다.
블리처 위원장은 "전 세계의 많은 투자자가 서로 다른 주식시장에서 각기 다른섹터에 투자한 경험에 비추어 각국의 주식시장을 비교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령 헬스케어나 통신업종처럼 그들이 관심 있는 섹터를 선택해 ETF 형태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이 S&P 500의 섹터 지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리처 위원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섹터 지수를 개발할 수 있는) 재료는 있는데, 당국의 초점이 이 부분에 아직 맞춰져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금융상품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섹터 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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