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에 무거운계산서가 날아들었다.
투자자들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간신히 회복세에 접어든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내구재 주문이 전달보다 2.2%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로 시장 예상치(0.8%)를 크게 웃돈 것이다.
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60% 밀렸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70%와 1.43%씩 하락했다.
미국 경제가 한파 영향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커지고 있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27일 한국 증시도 장 초반엔 방향성 찾기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등 흐름 자체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우 러시아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쏠렸던 글로벌 자금이 그동안 저평가된 신흥국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국내 파생상품시장에선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가 급증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한국 증시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장부가치 미만인 1배 이하로 내려가 있었는데, 조정의 원인인 중국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반등 조건이 마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가 기대되는 낙폭과대 대형주에 관심을 둬야 하며, 중국 관련주로 꼽히는 화학, 철강도 단기적으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너무 장밋빛으로만 시장을 내다봐선 안 된다는 경고도 있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에 미국 경기가 부진했던 데는 혹한 등 날씨 문제 외에도 양적완화(QE) 축소란 원인이 있었다"면서 "QE 축소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경기모멘텀이 항상 조정을 받아 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중국, 유럽을 막론하고 마르키트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경기 선행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상승은 '갭 줄이기'일 뿐 경기 자체가 확실히 돌아선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과 같은 256.50으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하면 1.964에 해당하며, 전날 코스피 종가는 1,964.31이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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