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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 "우리도 '매도' 의견 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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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숏펀드 인기 여파로 매도 종목 수요 증가추락한 증권사 신뢰도 회복에도 기여할 듯

최근 국내 롱숏펀드가 무시하지 못할 속도로 성장하면서 그동안 매수 일색 보고서만 내놓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롱숏펀드 시장의 확대로 숏(short·매도) 가능 종목에 대한 분석 수요가 늘었기때문이 주된 배경이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추락한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자성 섞인 의도도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에서 종목에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사례(66건)보다 하향 조정한 경우(94건)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역시 상향 조정된 경우(557건)보다 하향 조정된 사례(795건)가 더 많았다.

아직 증권사들이 노골적으로 종목 매도를 권하는 이른바 '셀(sell) 보고서'를적극적으로 내놓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매도 투자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롱숏펀드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저평가된 주식은 매수(롱·long)하고 고평가된 주식은 공매도(숏)해 차익을 챙기는 상품이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은 오로지 어떤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지에만 치우쳤었다. 그러나 롱숏펀드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공매도할 종목을발굴하는 수요도 생긴 것이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파트장은 "그동안은 국내외 경제가 고성장 국면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높았고 시장의 관심도'롱'에만 쏠려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계속 성장하는 곳과 성장이 정체된 회사로 나눠질 수밖에 없고, 이런 환경에서 롱숏펀드 시장도 커진 것"이라며 "투자자의 수요를 반영해 필요하다면 매도 리포트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그동안 살 종목만을 중심으로 기업 분석을 해왔지만, 이제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으니팔아야 할 종목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요구가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이미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계의 운용전략이 롱에서 롱·숏으로 변하는 상황을 감지하고 필요하다면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지난해 동양증권 회사채 불완전판매와 애널리스트 실적정보 사전 유출 등 일련의 사건들로 추락한 증권사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도 있다.

안성호 파트장은 "금융투자업계가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가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매도할 종목은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이 신뢰 회복을 위해 리서치센터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증권사들이 매도 보고서를 내놓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증권사가 매도 투자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없는 배경은 증권사와 해당 기업 간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만일 증권사 연구원이 특정 기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낼 경우 해당 기업과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극심한 항의에 시달리게 된다.

무엇보다 추후 해당 연구원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그 기업을 탐방하거나 직원을면담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노골적으로 매도 의견을 내기보다 '비중축소' 또는 '보류'(hold)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거나 목표주가를 내리는 방식으로투자자에게 매도를 권해왔다.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기업들이 펀드매니저나자산운용사 리서치 인력이 방문하면 자신들을 숏 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탐방을 나왔다고 오해하며 신경질적인 반응부터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시중에 출시된 롱숏펀드의 숏 대상이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선물인 경우도 많고, 자산운용사 상당수가 내부적으로 롱숏 종목을 선별할 리서치 인력을 갖추고 있어 증권사의 숏 분석에 대한 수요가 아직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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