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인식아래 위안화 평가절하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환율전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경제조사기관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의 다이애나 초일레바 거시경제리서치 책임자는 2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위안화가 위험할 정도로 과대평가돼 중국 경제에 해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지난 2005년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올라 약 35%절상됐다.
그러나 이달 중순 들어 돌연 하락세로 반전해 25일 현재까지 약 1% 이상 떨어졌다.
그간 위안화 절상 지지론은 절상이 중국 경제에 외자 유입, 내수 진작, 물가 상승 억제 등 순기능을 한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과소평가됐고 중국 경제의 불균형이 심각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절상이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그간 미국 양적완화에 의한 막대한 유동성 유입, 중국 투자 확대와이에 따른 부채 급증 등으로 이제 사정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위안화 가치는 중국의 교역 상대국과 비교하면 거의 확실히 과대평가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초일레바는 단위노동비용(산출물 1단위 생산에 드는 노동비용) 기준으로 분석한결과 위안화가 현재 약 약 10∼15%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위안화 기준 노동비용은 위안화 절상과 임금 상승으로 인해 생산성보다훨씬 빨리 상승했다.
그 결과 2012∼2013년 중국 제조업의 이익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제 위안화 추가 절상은 소비 지출 증대라는 순기능보다 부채를 늘려 금융위기 가능성을 키우는 역기능이 더 크며 중국 정부도 마침내 이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5거래일간 위안화 절하폭이 지난 약 20년간 최대 수준이라며 중국이 환율전쟁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개빈 데이비스 FT 칼럼니스트는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이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자유화 포석이며 위안화 절하로 돌아섰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간 위안화 절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안화 매수가 안전한 투자라는 믿음이 금융시장에 퍼진 결과 국제 유동성이 중국에 대거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위안화 가치가 절상 쪽으로만 움직인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일시적으로 개입한 것 같다고 그는 관측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 경착륙 위기에 직면해 위안화 절상 기조를 끝내기로 결정했다는 '악몽' 같은 해석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 경착륙 상황이 아닌 점, 위안화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을당국이 감수하지 않으려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해석은 개연성이 낮아 무시해도좋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긴축을 일시적으로 늦추고 있으나위안화 절상 기조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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