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 부근을 오르내리면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변화가 생겨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코스피 수준과 상관없이 시가총액 비중만큼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사들였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지수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 확연해졌다.
1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9시 50분 현재 189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44거래일간의 순매수 행진을 멈췄던 외국인이 전날 코스피가 2,030대로 급락하면서 다시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최근 외국인이 코스피의 등락에 따라 매수 규모를 민감하게 조정하는 모습이 부쩍 잦아졌다.
이 때문에 지수가 강한 장 초반에는 외국인이 강한 매도세를 보이다가 지수가하락하면 장 후반 또는 장 마감 직후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는 현상이 반복됐다.
전날에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장 마감 직후까지 800억원대로 유지되다가 시간 외 거래에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하며 전날 오후 6시 30분께 200억원대로 급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과 29일에도 장 중에는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코스피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면 재차 매수 우위로 돌아서는 모양새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 부근인 2,060선 부근까지 올라오면서 외국인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난 8월 말부터 본격화했는데 지금까지는 개별 업종과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시가총액 비중만큼 한국 주식을 기계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어느 정도 올라온 만큼 인덱스 물량 유입에 따른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는 마무리 국면에 들어온 것 같고, 이제는 외국인이가격 측면에서 매력있는 특정 업종과 종목을 선별해 사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수가 떨어져 가격이 싸지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하고 지수가 오르면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는 패턴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2,050선에 도달하고 달러·원 환율의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매수세 강도와 적극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장 막판에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리미트 오더'(특정 가격을 지정해 자동매매) 등을 통해 가격이 떨어질 때 매수에 나서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4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췄다고 해서 아예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된 것은 사실인 만큼 당분간 중소형주에 관심을갖는 것도 유효한 투자전략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공격적 순매수 행진이 펼쳐지며 그동안 대형주가 아웃퍼폼해온 만큼 현재 중소형주들의 상대적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면서 "외국인 매수 기조가 흔들릴 때는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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