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7일 희망금리 최상단 10%대 고금리 제시
지난 1일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당국과 채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개선안에는 공모희망금리 밴드(범위)의 상단을 민간채권평가회사의 평가금리(민평금리) 이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그동안 발행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공모희망금리 범위가 제시됐던 관행을바로잡으려는 조치다.
지금까지 수요예측 시 공모희망금리 밴드의 상·하단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발행사에 유리하도록 시장금리보다 훨씬 낮은 발행금리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으로 비우량 기업들이 앞으로는 기존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희망금리 범위의 상단은 민평금리와 같거나 그보다높은 수준에서 정하도록 함에 따라 이전에 주관사와 협의해 발행금리를 과도하게 낮춰 제시하던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전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동부제철은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을 반영해 공모희망금리 밴드의 최상단을 연 10.07%로 제시했다.
10.07%는 한국자산평가(연 10.04%), KIS채권평가(연 10.29%), NICE채권평가(연9.90%)가 제시한 2년 만기 동부제철의 개별 민평금리를 산술평균한 값이다.
이와 관련, 동부제철은 "공모희망금리 상단은 지난 10월1일부터 시행한 회사채발행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을 반영해 10.07%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공모희망금리 범위 상단에 민평금리를 반영하도록 하는 규정만으로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의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미매각률이 높은 것은 단순히 발행사가 민평금리보다 낮은 발행금리를 제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작년 말부터 연이어 발생한 웅진, STX[011810], 동양그룹 사태 등으로 회사채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저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진 탓이크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미매각된 물량을 떠안은 증권사는자신이 발행사로부터 받은 수수료를 금리에 녹여서 수요예측 때 제시된 희망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로 기관들에 파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미매각이 발생할 것 같은 저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고 미매각이 발생해 증권사가 떠안기를 기다렸다가 이후 증권사가 좀 더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판매할 때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한셈이다.
김 연구원은 "우량 회사채는 지금도 이미 희망금리 범위의 상단을 민평금리에맞게 제시하고 있고, 비우량 회사채는 단순히 희망금리 범위의 상단을 민평금리에맞춘다고 기관이 수요예측에 활발히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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