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회사채시장에 훈풍이 불 조짐이 보이지만 건설사들은 여전히 '한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번 달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의 회사채가 6천억원이 넘지만 비우량 회사채가많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만기인 회사채(4조100억원) 가운데 건설업체의회사채는 16.4%(6천610억원)를 차지한다.
일부 대기업이나 우량 회사채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저등급 회사채는 최근시장에서 차환 발행이 잘 안 돼 자금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달 BBB등급 이하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업종 회사채는 코오롱글로벌[003070](BBB0, 722억원), 두산건설[011160](BBB+, 400억원), 동부건설[005960](BBB-, 700억원), 계룡건설산업(BBB+, 409억원), 한양(BBB+, 200억원), 동양[001520](BB0, 905억원) 등이다.
이 중 두산건설은 정부의 회사채 차환 지원을 신청했고 동부건설은 자체 상환할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회사채시장에서 비우량 등급의 기업이 자력으로 차환 발행에성공하기가 쉽지 않아 자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미매각 비중이 크게 낮아졌지만 시장의 양극화 심화로 건설업종의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건설업체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한계 신용등급이 'A등급'까지 올라가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색된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최우량 회사채를 선호함에 따라 A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 참여율은 최근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우량한 대형건설사들도 제시하는 금리에 따라 수요예측에서 흥행에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정부의 회사채 정상화 방안에 따라 산업은행이 기업의 만기 도래 회사채차환 발행을 지원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참여 저조로 효과는 크게 못 보고 있다.
회사채에 대한 총액인수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부실기업'이라는 낙인이찍힐 것으로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정부의 회사채 지원 방안에 따라 비우량 기업이 단기적인 유동성을 받아 자체 펀더멘털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며 "문제는 기업이 수익성을 회복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차가 있어 채무상환능력 개선이 가시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