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식시장 거래 위축에 따라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급감하면서 새로운수입원을 찾아나선 데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줄줄이 부진한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증권[003450], 한화투자증권[003530], NH농협증권[016420], 동부증권[016610]은 영업손실을 봤고 삼성증권[016360]과 미래에셋증권[037620], HMC투자증권[001500] 등도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업황 부진에 더해 지난 5월 말 '버냉키 쇼크'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평가손실을 본 것에 영향을 받았다.
사실 증시 침체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지라 증권사들은 오래전부터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골몰했다.
여기에는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하더라도 증권사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62개 증권사가 난립한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율과 펀드 판매보수는 내려갈 대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가 절실한 상황에서 대형 증권사들을중심으로 꺼낸 카드가 바로 자산관리 강화였다.
특히 올해에는 증권사마다 차별화한 상품개발에 주력하면서 자산관리 부문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SNI본부'를 만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상품마케팅실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상품전략담당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반기부터는 프라이빗뱅커(PB) 평가에 고객 만족도를 반영하기로 했다. 고객관리와 관련한 비중을 높여 진정한 자산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삼성증권 측은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상품전략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사전략에 맞는 상품전략을 수립하고 영업현장에서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1일 조직 개편을 하면서 종합자산관리 사업구조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대투증권은 고객자산운용본부를 신설해 랩(Warp) 서비스와 신탁에 관한 업무를 통합해 운용한다. 또 WM 본부를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본부로 확대개편해 부유층 고객의 영업지원과 마케팅 기능을 통합했다.
KDB대우증권 역시 최근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마케팅총괄 부문을 신설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내에서 안전한 재산증식과 상속 등을 위한 자산관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이에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자산관리를 강화하면서 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은행, 보험 등 다른업권과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어 증권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산관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다른 생존전략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인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는 대형사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어 중소형 증권사들은 기업금융, B2B(기업간 거래), 온라인 영업 등을 각사의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살길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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