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한 주 동안에도 국내 증권가의 핵심 화두는 '신흥국 금융위기'가 될 전망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데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한국 8월 무역수지 등이 발표되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탓이다.
다만 코스피는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부각되기 이전 수준인 1,900대 초반을 회복한 뒤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코스피, 내주초 1,900선 회복 전망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 때문에 금융위기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여타 국가로의 파급 가능성은 낮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브라질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 누적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가 4천억 가까이 쌓여 있고, 자원부국인 만큼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면 자연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도 등 국가의 위기가 여타 아시아 신흥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자체는 그대로 남아 증시의 회복을 제한할 것이라는 것이 임 팀장의 지적이다.
임 팀장은 "지난 23일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이는 신흥국 위기설 대두 이후 3일간 급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면서 "현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과 신흥국 위기설이 지수 상단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 하단이 견고하게 지켜지고 있는 만큼 위로든 아래로든 지수가 움직이기 어려운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 초반 1,900선에 올라간 뒤 횡보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신흥국 신용위기는 선진국 신용위기보다 전염강도가 약하다"면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고 현재 주가 수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추가조정의 폭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 전문가들 "당분간 신흥국 환율 주의해야" 내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 중에는 26일 나올 미국 7월 내구재 주문과 29일 미국 2분기 GDP 수정치, 30일 한국 7월 산업생산 등이 주요 지표로 꼽힌다.
미국 7월 내구재 주문의 시장 전망치는 전월대비 3.6% 감소다.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투자활동이 아직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미국 2분기 GDP 수정치에 대해선 전분기보다 2.3% 증가할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일각에선 이보다 훨씬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속보치가 1.7%였는데 수출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 높게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좋게 나와도 어차피 과거치여서 큰 영향력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지표는 주의할 만한 내용은 못 된다는 평가다.
결국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만한 무게를 지닌 변수는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의 현실화 여부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임노중 팀장은 "다음 주에는 신흥국의 환율 움직임이 중요하다"면서 "인도 루피화가 달러당 65루피선을 넘기면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 루피 환율은 달러당 64.44루피다.
다만 그는 "어차피 신흥국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주체가 아닌 객체에 불과한 만큼 세계경제의 회복 흐름은 유효하다"면서 "당분간 횡보세가 지속되다가 추석이 지나 3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면 시장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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