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한솔제지[004150]와 한솔CSN[009180]의 희비가 엇갈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한솔CSN의 합병이 무산된 전날 한솔제지는 3.14% 하락했고, 한솔CSN은 6.82% 상승했다.
한솔제지는 주가 상승 동력이었던 지주사 전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실망감이 커지면서 하락했고, 한솔CSN은 주가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솔그룹 계열사인 두 회사는 전날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업 분할 및 합병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한솔그룹은 한솔제지와 한솔CSN를 각각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 2개를 합병해 지주사 한솔홀딩스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솔CSN 주주들의 반대에 봉착해 지주사 전환 작업은 제동이 걸렸다.
한솔제지 주주총회는 분할과 합병을 모두 승인했지만, 한솔CSN의 주주총회가 분할에는 찬성하면서도 합병에는 반대하는 모순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솔제지도 긴급이사회를 열고 당일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분할 및 합병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한솔CSN 주주들이 모순적인 투표를 한 이유는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이었다.
한솔CSN의 29일 종가는 3천445원으로 주식매수청구 가격인 4천84원보다 낮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현 시세보다 비싸게 주식을 팔려는 주주들은 표결에불참하거나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고, 결국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오면서 합병 안건이통과되지 못했다.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본인은 합병 안건에 기권하거나 반대해야하고, 합병 안건은 통과되어야 한다.
한솔CSN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이 높았던 이유는 지주사 전환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 고점에서 주가가 22% 이상 빠졌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무산으로 한솔CSN 주가가 급등한 것은 그간의 낙폭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 분할 계획이 나왔을 당시 한솔CSN가 저평가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주사 전환 계획철회로 과거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주사 전환 실패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약세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3거래일째 약세를 보이면서 지주사전환 실패에 대한 실망감은 많이 덜어낸 상태"라며 "펀더멘털(기초 여건)상 현재의주가가 비싼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는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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