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혜택 지원책 실효성에 '의문'
정부가 최근 회사채시장 정상화 대책 중 하나로하이일드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채권형펀드 중에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는 거의 없다. 하이일드펀드를 설정하고 싶어도 투자 대상인 저등급 회사채가 다양하게 존재하지 않아 '리스크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펀드 중 투자설명서에 저등급 회사채에 투자한다고 명시된 펀드는 총 5개다.
동양자산운용의 펀드 3개,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 2개가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초 기준으로 이들 펀드 중 실제 BBB+ 등급 이하의 저등급 회사채를 포트폴리오에 담은 상품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파워 2[채권]Class C' 펀드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국고채와 통안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지만 저등급 회사채 비중은 0%였다.
하나UBS자산운용 측 관계자는 "펀드가 설정된 뒤 몇 개월 후인 2007년 7월에 대한투자신탁운용과 UBS글로벌자산운용이 합작했고 이후 투자방향이 보수적으로 바뀌어 리스크를 줄이고자 안전한 국고채와 통안채에만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플러스D1- 1(채권)ClassC- 1' 펀드도 포트폴리오 내 국고채 비중은 85%를 넘지만 저등급 회사채는 찾아볼 수 없다.
동양자산운용은 분리과세 세제혜택이 종료되자 올해 초 이 펀드의 명칭을 기존'동양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에서 현재의 '동양플러스'로 바꾸고 포트폴리오에서투기등급 회사채를 제외했다.
설정 당시에는 국내 저등급 회사채에도 투자하는 펀드였으나 이제 더는 하이일드 채권펀드의 성격을 띠지 않는 셈이다.
이 펀드를 포함해 설정 당시 하이일드펀드로 분류됐던 동양자산운용 펀드 3개는이달 말 모두 청산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서 저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가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큰 이유는 투자할 대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일반무보증회사채의 잔존액은 약 181조2천355억원이다. 이중 A급(AAA∼A-) 비중은 90.2%인 반면 저등급(BBB+이하) 비중은 9.8%에 불과하다.
하이일드펀드가 제대로 운용되려면 리스크 분산이 가능할 만큼은 투자대상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저등급 회사채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적은 탓에 하이일드펀드의 투자 대상이 한정돼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하이일드펀드에 세제혜택을 준다고 해서 하이일드펀드가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회사채의 발행 규모가 작아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금리가 높고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