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우려 걷혀 '호재'될 듯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11일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분간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하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영향으로 그동안 채권시장을 짓눌렀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감이 걷힌 데 따른 것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미국 국채 금리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버냉키 유화 발언에 금리 급락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2.88%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0bp 내린 연 3.43%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은행이 3년 만기 국채 선물을 각각 2천404계약, 38계약순매도했고 증권사는 1천321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시점이 미국 금융시장 종료 후여서 미국 쪽에는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국내 시장에는 강한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는 지난달 20일 출구전략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버냉키 의장의발언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1일 연 3.04%를 기록해 지난해 7월 11일(연 3.19%) 이후 약 11개월 만에 다시 '금리 3% 시대'를 열었다.
특히 단기채보다 장기채의 금리 급등 현상이 심했다.
미국 양적완화가 장기채 매입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유동성 충격은 단기채보다 장기채에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지난달 24일 각각 연 3.85%, 연 3.92%까지 올라올해 초(1월 2일)보다 0.55%포인트씩 증가했다.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국내 채권 금리는 이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장기채를 중심으로 서서히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 한숨 돌린 채권시장…"금리 하향 안정화" 국내 채권금리가 하락한 것은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해 시장이 막연히 갖고 있던 우려가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버냉키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금리 정책과 관련해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금리를 자동으로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양적완화 축소와 통화 긴축은 다르다는 점을 시장에 강조한 셈이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악재는 이미 채권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앞으로 이뤄질 금리 인상 때까지 시간을 번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채권시장이 쉬어갈 수 있는 계기가마련됐다"면서 "설사 양적완화 축소가 9월부터 시작되더라도 이를 반영한 채권시장보다 조정을 거의 받지 않은 주식시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미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금리가 2%대 초반(현재 연 2.62%) 수준까지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다면 국내 채권금리도 그만큼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으로 동결한 것은 국내 채권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결정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매수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낙관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그동안 금리가 많이 올라 채권 가격에 메리트가 생겼기 때문에 매수세가 많을 것"이라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감이 점점 사라져 금리는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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