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올해 초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
최근 물가연동국채(이하 물가채)의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목국고채 금리의 급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맞물리면서 다른채권보다 상대적으로 유통물량이 적은 물가채의 금리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금리가 낮았던 작년 말과 올해 초 물가채를 구입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물가채(물가 11-4 기준) 금리는 연 1.28%로 집계됐다.
지난 4일 금리가 연 0.83%임을 감안하면 일주일 사이에 무려 45bp(bp=0.01%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 기간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78%에서 연 2.80%로 2bp 올랐고, 5년물 금리는 연 2.93%에서 연 3.00%로 7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며칠 새 물가채 금리가 급등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명목국고채 금리의 상승이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6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등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일 연 3.13%에서 11일연 3.20%으로 7bp 올랐다.
두 번째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물가채 매도다.
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이 금리상승 리스크를 줄이고자 만기가 10년인 물가채를 포함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장기물 중심으로 대규모 청산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김수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11-4 기준으로 물가채의 유통물량은 전체발행량의 20%에 불과하다"면서 "유통물량이 워낙 적은 탓에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국고채보다 물가채 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물가채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가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 늘어나는 인플레이션 방어(헤지) 상품이다.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원금은 만기에 돌려받고 이자는 주기적으로 지급된다.
물가채 이자에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원금상승분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으로 증가한 원금이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물가채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됐던 작년 말부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안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물가채는 총 1조8천566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외국인(1천346억원)이나 기관·보험(1조2천253억원)보다 큰 규모다.
김 연구원은 "지난 3월 물가채 금리가 0.47%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면서 "물가채 가격이 비쌌던(금리는 낮았던) 올해 초나 작년 말에 물가채를 매수한 투자자는최근 들어 손실을 입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물가채 금리가 지금보다 추가 상승할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만일 지금물가채에 투자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은행의 예상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명목국고채 금리의 예상 등락범위를 감안할 때 물가채 금리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도 "물가가 바닥 다지기를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이크며, 물가채 금리도 최근의 급등 이후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므로 물가채의 투자매력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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