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사와 해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올해 초 중소형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신용등급 강등의 그림자가 대형업체에까지 서서히 뻗치는 형국이다.
증권사들 역시 이들 업계의 불황이 걷히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을 속속 낮추고 있다.
◇ GS·SK건설, STX그룹사 신용등급 강등 3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실적 부진을 겪은 GS건설과 SK건설의 신용등급은 최근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달 24일 일제히 GS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단계 낮췄다.
SK건설의 등급은 'A+'에서 'A0'로 떨어졌다.
GS건설의 1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5천443억원과 4천122억원으로 8개 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컸다.
SK건설도 같은 기간 해외플랜트 프로젝트 손실 여파로 2천438억원의 영업손실과1천67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불황의 그늘이 걷히지 않는 조선·해운업계도 신용강등을 피해갈 수 없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그룹의 계열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3개 평가사는 최근 STX팬오션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중 BBB-까지는 투자적격이지만 BB+ 이하는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이다.
이달 초에는 먼저 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투기(BB+) 등급으로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서 올해 2월 현대상선의 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로낮췄다.
◇ 증권사 투자의견 '매수'에서 '보유'로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증권사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속속 낮추고 있다.
1분기 초라한 실적 성적표를 받은 GS건설의 경우 증권사의 투자의견이 1년 전과비교해 대부분 낮아졌다.
올해 4월과 작년 4월을 비교했을 때 주요 증권사 18곳 가운데 GS건설의 투자의견을 그대로 유지한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7곳은 GS건설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대부분이 '매수'에서 '보유'로 축소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쇼크가 나자 GS건설의 투자의견을 아예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했다.
GS건설의 목표주가 역시 작년 150만원대까지 갔던 것이 최근 3만∼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STX팬오션의 투자의견도 낮아졌다.
KTB투자증권은 작년 6월 STX팬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후 줄곧 보유 상태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7월부터 '매수'에서 '단기 매수'로 내린 뒤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STX팬오션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5천원에서 4천200원으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건설·해운업계에서 실적과 수주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의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업계에서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많아 잠재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 회사채는 모두 44조원 규모로 이 중 건설업이 4조4천억원(24.4%), 해운업이 1조9천억원(10.9%)을 각각 차지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2010년과 2011년에 확보한 저가 수주 물량은 2012년 하반기에서 2014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공사가 들어갈 것"이라며 "2014년 상반기 이후 건설사들의 해외 수익성이 정상화할 수 있는데 그것도 2012년 이후수주의 수익성이 양호하다는 가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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