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쏠린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한국에 유독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4월 외국인은 한국을 포함한아시아 7개국에서 총 105억6천만달러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그 가운데 한국에서는51억6천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순매도를 보인 곳은 한국을 제외하면 태국(5억6천만달러)뿐이었으며 대만(14억9천만달러), 인도(113억1천만달러), 필리핀(13억달러), 인도네시아(20억1천만달러),베트남(1억6천달러) 등 나머지 5개국에서는 순매수했다.
3월과 지난 달에는 한국에서의 순매도 규모가 워낙 컸던 탓에 다른 증시에서의순매수에도 불구하고 7개국 합계가 2개월 연속 순매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북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 약세로 국내 수출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외국 자금 유입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증시에서는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증시가 상승세인 터라 5∼9개월째 외국인순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 필리핀 PSE지수는 18%, 베트남 VN지수는 15%,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14% 각각 상승했다.
또 일부 동남아 증시에 단기 수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가 몰려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 전체로 보면 여전히 외국 투자자들이 선진국보다 매력을 느끼지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에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는 3월의 순유입에서 순유출(9억6천만달러)로 전환했으며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는 3월에 이어 9억8천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일본 펀드와 미국 펀드는 각각 65억6천만달러, 34억1천만달러 순유입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서 외국 자금이 수개월간 유입됐던 아시아 신흥국에 대해서는 피로감이 높아졌고 선진국 증시는 최근 호조를 보인데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매력이 더 높기 때문에 그쪽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며 "순매수가간헐적으로 일어나고도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과 관련해서는 긍정적·부정적 요인이혼재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잇따라 양적 완화 유지 방침을 발표해 이들 지역의 투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아시아 물가인상 우려가 감소한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동남아 증시를 둘러싼 열기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주요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도 당분간 지지부진한 모습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반등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선·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당분간 부진하겠지만, 해외기관들의 저평가 인식, 추가 엔화약세 제한, 북한 리스크 해소 기대 등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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