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방산주 이달 들어 30∼50% 급등
주식시장이 과거와 달리 '북한 리스크'에 일주일 이상 흔들리고 있다.
북한이 군사 위협을 할 때마다 급등했다가 이내 떨어졌던 일부 방위산업 관련주는 이달 들어서만 30∼50% 올랐고 개성공단 입주업체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도 엔화 약세와 북한 리스크의 이중 악재로 6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 방위산업株 거침없는 상승…투기 성향도 북한이 10일 전후로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방위산업관련주가 8일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무기·총포탄 제조업체 퍼스텍[010820]은 오전 11시 20분 현재 직전 거래일보다 3.78% 상승한 2천475원에 거래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방산설비 등 특수목적용 기계를 만드는 스페코[013810]가 6.33% 오른 5천540원을 나타냈다.
전자전시스템, 특수전원공급장치 등을 만드는 빅텍[065450]은 3.62%, 전술 통신용 무전기, 특수장비 등을 생산하는 휴니드[005870]는 0.39% 상승했다.
전날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도발을 우려한 것이 방산주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실장은 "북한이 개성공단과 북한주재 외교 공관 등에 10일까지 철수계획서를내놓으라는 것은 사전 계산된 행태"라며 "그 시기를 전후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 위협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방산주는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5일 기준으로 코스피가 3.32% 하락하는 동안 스페코는 51.23%급등했다. 빅텍 31.90% 올랐고 퍼스텍과 휴니드도 각각 6.01%, 3.09% 상승했다.
연초 이후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스페코는 136.28%, 빅텍은 81.03% 올랐으며 퍼스텍도 27.61% 상승했다.
방산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과열을 우려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2월 투자유의 안내를 발동하기도 했다.
당시 거래소는 전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계좌 수의 변동이 크지 않은데도 방산주 투자자 수가 올해 들어 1,50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투기적 거래 성향이 뚜렷하다고 우려했다.
◇ "이번 주가 북한 리스크 정점" 개성공단 입주업체들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자화전자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직전 거래일보다 3.47%떨어진 2만6천450원에 거래됐다.
인디에프와 신원은 각각 0.74%, 0.78% 하락한 802원, 1천265원을 나타냈다.
경원산업(-4.79%), 한샘(-2.08%), 씨엔플러스(-1.94%), 태광산업(-0.51%)도 줄줄이 내렸다. 로만손과 좋은사람들만 소폭 올라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은 개성공단 통행 제한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입주기업이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개성공단의 통행제한이 닷새째에 접어든 지난 7일 현재 123개 입주 업체 가운데공장 가동을 중단한 업체는 총 13개로 늘어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 탄생일인 15일까지 군사 위협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주 증시도 북한 리스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장기화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이탈하고 투자심리가 냉각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북한 리스크가 중장기적 악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오는 12일부터 이어지는 미국 국무장관의 한국, 중국, 일본 방문일정이 북한 리스크 장기화 여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리스크가 이번 주를 정점으로 사그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15일 이후부터는 북한 리스크가 정치 문제에서 경제문제로 이동하며 코스피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번 주 예상 코스피 밴드를 1,900∼1,950으로 제시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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