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자금 압박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주 환경에 결제 대금 방식의변화, 새로운 사업 진출로 차입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조선업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일부 회사들은 영업만으로 현금을 창출하기어려운 상황이어서 차입금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주부진으로 조선사 차입은 해마다 증가 4일 금융투자업계와 국내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7개 대형조선사(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현대미포조선[010620],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097230], STX조선해양)의 총 차입금은 21조원이다.
이는 전년말(14조6천억원)보다 43.8% 증가한 것이다.
이들 회사의 총차입금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1조∼2조원대에 불과했으나,2009년 말 12조1천억원, 2010년 14조7천억원, 2011년말 14조6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수주부진, 대금 결제방식의 변화, 사업구조 변화때문으로 분석된다.
2008년 말 197조2천억원에 이르렀던 7대 조선사의 수주 잔고는 매년 줄어 작년9월 말 현재 116조7천억원에 불과했다.
조선사들은 안정적인 공정을 위해 2년치의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선박시장 불황으로 적정 수준의 일감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주가 부진하자 계약시 받는 선수금(계약금)도 줄어들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주고 있다.
2008년 말 34조5천억원에 달했던 선수금은 작년 9월 말 현재 15조6천억원에 그쳤다.
금융위기 이후 선박을 인도할 때 공사 대금을 많이 회수하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의 수주가 보편화 돼 수주잔고 대비 선수금의 비중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최근 3대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되고 있는 해양플랜트도 최종 인도 또는설치 완료 시점에 대금의 상당 부분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유동성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 조선사 차입금 규모 매년 2조∼3조원씩 증가 조선업계 불황이 쉽사리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조선사들의 외부차입규모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지금까지의 수주실적과 수익구조를 유지한다면 당분간 외부차입 규모가 매년 2조∼3조원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조선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업체들의 재무 변동성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차입금 증가폭이 작년보다 둔화할 수 있지만, 여전히 연간 2조∼3조원 규모로 외부차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선업의 중심이 해양플랜트로 옮겨가고 있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현금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의 지난해 해양플랜트 수주비중은 70%에 달했다.
이들 업체가 주로 수주하는 해양플랜트 가운데 시추선(Drillship),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FPSO) 등의 대형 설비는 제작기간이 길어 자금 소요도 그만큼증가할 수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를 맞은 STX조선해양[067250]을 비롯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상선 4개사는 수주 실적 저하 탓에 외부차입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상선 4개사의 영업이익률은 손익분기점까지 떨어진 수준이다. 시장은 이들업체의 실적이 앞으로도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 수석연구원은 "재무부담이 큰 일부 조선사들은 당분간 영업실적을 개선해 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산매각·유상증자 등 비영업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상선 4개사 가운데서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비교적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은 현금 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큰편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웅진홀딩스[016880]의 법정관리 사태 이후 얼어붙은 회사채 조달시장은 STX조선해양이 자금을 확보하는 데 특히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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