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됐던 투신권 매도가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붙잡던 중 우정사업본부 중심의 국가·지자체가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 관심이쏠린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밑돌자 저가 매수시점을 노려왔던 우정사업본부가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전날 우정사업본부가 가장 많이 사들인 순매수 종목 20개 가운데 절반가량은 최근 열흘 넘게 순매도를 지속했던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돼 있었다.
최근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지며 투신권이 팔아치운 종목들의 가격 메리트가 일시적으로 상승하자 우정사업본부가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했다는분석이다.
◇투신이 판 종목, 우정사업본부가 담았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우정사업본부 중심의 국가·지자체는 장중에 2천487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는 작년 9월 12일 국가·지자체가 4천37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올해 들어 국가·지자체는 지난 11일 이전까지 줄곧 두세자릿수의 소규모 매매만을 해온 탓에 시장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전날 국가·지자체는 기관의 전체 순매수 규모 3천912억원 중 약 64%를기여하며 지수를 방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날 국가·지자체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종목 20개 중 9개는 최근 투신권이가장 많이 팔았던 상위종목과 겹쳤다.
결국 지난 2월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투신권이 1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지속하며 가장 많이 팔았던 종목 대부분을 국가·지자체가 주워담은 셈이다.
전날 국가·지자체의 순매수 상위종목 중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종목과 겹치는종목은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POSCO[005490], NHN[035420], 신한지주[055550], SK이노베이션[096770],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009540], 하나금융지주[086790] 등 9개 종목이다.
이들 9개 종목에 대한 전날 국가·지자체의 순매수 규모는 총 1천44억원이었다.
앞서 2월 20일∼3월 8일 동안 이들 9개 종목에 대한 투신권의 순매도 규모가 총7천946억원임을 감안하면, 투신권이 열흘 넘게 순매도한 규모의 13%가 하루 만에 국가·지자체로 흡수된 셈이다.
그밖에 전날 국가·지자체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현대모비스[012330], SK하이닉스[000660], LG디스플레이[034220], SK텔레콤[017670], LG전자[066570] 등도 포함돼 있었다.
◇"우정사업본부, 저가매수 시점 노렸다" 금융투자업계는 전날 국가·지자체의 대규모 순매수 중 대부분이 우정사업본부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매매 패턴의 특징은 주로 프로그램 매매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전날 프로그램 매매에서 기관의 전체 순매수(3천190억원) 규모 중 국가·지자체의 순매수 규모는 1천821억원에 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저가 매수시점을 기다리던 우정사업본부가 전날 북한리스크 탓에 코스피 2,000선이 붕괴하자 대규모 매수에 나섰던 것으로 봤다.
실제로 코스피는 전날 유엔 제재에 반발한 북한의 '전쟁 불사' 위협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오전 10시께 1,982.38까지 하락했었다.
임수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는 연기금보다 단기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오늘 오전에 코스피가 북한 리스크 탓에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지키며 조정다운 조정을 보이지 않았는데 전날 2,000선이 붕괴됐었다"면서 "이를 우정사업본부가 주식매수의 기회로 인식했을 것"으로 평가했다.
국가·지자체의 순매수 상위 종목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이 같은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전날 국가·지자체가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2.34% 하락했다.
그밖에 NHN(-3.65%), 현대모비스(-1.14%), LG화학(-1.22%), 기아차[000270](-2.
06%) 등도 전 거래일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조병현 동양증권[003470] 연구원은 "전날 우정사업본부의 매수 상위종목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의 시총 상위주"라며 "이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형성됐기 때문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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