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20일 5천830억원을 순매수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1시 36분 현재 1천21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외국인의 '팔자'를 이끌었던 엔화약세가 진정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일본의 1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이에 엔화 절하가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일본의 1월 수출은 전달보다 9.4%(5천억엔) 줄었지만 수입은 8.2% 증가하며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약세가 진행됐지만 수출이 오히려 줄어들자 환율 효과를 기대했던 시장에는 실망감이 확대됐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일본 무역 수지 적자 확대가 일본과 경합도가 큰 국내 기업의 실적 우려를 완화시켜 외국인의 빠른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과로 아베 총리가 추진했던 엔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엔화 약세 속도도 느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달러당 82엔대(종가기준)에서 92엔대로 오르며약세가 진행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93엔대를 넘지 않고 있다. 전달과 비교해도 변동속도는 확실히 둔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증시가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벗어나 '리커플링(재동조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을 외면했던 주요 원인인 엔화 약세가 완화된 가운데 일본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엔화 약세의 최대 피해주인 자동차업종도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증가로 저점을 높여가는데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도 커 국내 증시가 '리커플링'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판단했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뱅가드 신흥국펀드의 벤치마크 지수 변경으로 인한매도 물량이 50%가 넘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고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 예산 감축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3월부터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그 강도는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지적도나왔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을 넘으면 가격 측면의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수 강도는 조절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ohye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