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업계에서 올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지난 몇 해 동안 상선 주문이 급감해 세계 유수의 조선사들도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기술력은 물론 해양 구조물이라는 새로운 건설영역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어 구조조정 후 더욱 확고한 지위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상위 조선사도 인도량 급감.."구조조정 불가피" 19일 조선ㆍ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과 토러스증권에 따르면 세계 최상위 조선사들도 내후년이 되면 인도물량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 기준으로 세계 상위 19개 조선사 중 2015년과 2016년에 예정된 선박인도량이 올해의 인도량의 25%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은 12개에 달했다.
이중 일본 츠네이시조선, 상하이 와이가오차오, 지앙난 SY그룹 등 일본과 중국의 3사는 2015년부터 인도량이 제로다.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2008년부터 작년까지 상선 주문이 급감한데따른 것이다.
상위 19개사 외 378개 조선사 전체의 2015년 인도량은 올해의 7.3% 수준에 그칠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 1∼4위를 차지하는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STX조선, 대우해양조선 등 한국 조선사 역시 2015년에는 인도량이 45∼75% 줄어든다.
상선 발주는 작년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올해는 2배가량 늘어난 7천800만DWT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상선 발주량은 2007년의 2억7천300만DWT에서 작년 4천600만DWT로 83% 감소해 올해의 회복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계에 몰린 전 세계 조선 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겪을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토러스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2015년까지 상선시장에서 의미 있는 발주가나오지 않으면 전 세계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작업 물량이 1.5년어치도 남지 않은 업체들과 중소형사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대형사 경쟁사와 격차 더 벌릴 것" 전 세계 조선업의 구조조정 우려가 있지만, 국내 대형사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시련의 시기'가 지난 이후에는 세계 조선업계에서 더욱 확고한 지위를 누릴 수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1, 2, 3, 5위인 현대중공업,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 등 국내 4개 대형사는 작년 인도량 대비 수주 잔고가 각각1.9배, 2.2배, 2.7배, 2.1배로 평균 2.2배다. 2.2년 정도의 작업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3∼4년치 작업물량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나빠졌지만,중국의 상위 4개사가 1.9년의 작업물량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가운데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선박의 종류도 국내 조선사들에 유리할 전망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LPG선, PC선(석유제품 운반선)의 발주가 예상되는데, 모두 국내 대형사가 품질과 기술력을 무기로 독식하는 선종이다.
또 대형사들은 심해 유전 개발 붐으로 수요가 늘어난 해상 건조물 건설 분야에서도 매출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빅3' 조선소의 매출의 70∼80%는 해상 건조물에서 나오고 있다. 경쟁사들과 달리 상선 부진이 이어진다고 해도 해상 건조물 건설에서 피해를 상쇄할수 있다.
동부증권 김홍균 연구원은 "대형 조선소들은 고도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능력이 있고, 건설 능력을 해상 구조물까지 확장시켰다"며 "상선 발주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수요에 잘 대응한다면 향후 경쟁사들과의 격차를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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